고장 난 고양이
레이저 발사!
다양한 눈빛과 표정, 울음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우리 집 냥 피터군!
좋고 싫음이 어찌나 분명한지 보타이가 그려진 스카프 한 장 둘러줬더니만 당장 벗기라고 강력한 레이저를 발사하며 무언의 시위 중이다.
그래도 벗겨주지 않자 조금 애원하는 눈빛으로 불쌍한 척 연기도한다.
어림 택도 없다 묘선생!
집사는 앞으로 사진 열 장은 더 찍어보려니까
쫌 참아보시게나~
아휴 인간들이란~~
천장을 우러러 기도 하나니 "나쫌 내추럴하게 살도록 그냥 놔두라고~"
ㅋ 체념한 피터~
알았어 알았어~ 벗겨줄게
요 요 장난꾸러기 눈빛 보소~
이불 속에 들어가 나 잡아 보란다~
얘는 맨날 숨바꼭질하자고 보채기도 한다.
캬~요런 요사스러운 눈빛으로 인간들을 홀딱 홀리는 여우냥이 되기도 하는데
너의 치명적인 매력에 안 넘어갈 인간이 없지!
창밖을 감상하는 사색냥이 되기도 하고
어쭈구리
소리도 크게 지르네~상남자냥이야?
이 집안의 멋진 낭만고양이!
그러니 제발 내 취향은 존중해주라냥~ 이런
"허접때기 천 따위를 내 몸에 두르다니..
귀한 몸, 고장 난 단 말이야~"
피터는 옷을 입혀놓거나 모자등을 씌워 놓으면
곧바로 고장 나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다.
옷 입히기에 빠져있는 인간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자본주의 행태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