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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은소리 May 28. 2024

엄마를 과소비하는 딸내미

배려

엄마를 과소비하는 딸내미


’ 엄마~!

12시 반에 00 전철역으로 데리러 와~

핸드폰 배터리 나가서 아마 연락 안 될 거야~ 뚝~~‘


엄마!

1시에 0000 버스 정류장으로 픽업 와 주세요~

여기서 1시는 새벽 1시다.

조금도 주저함 없이 요구하는 딸내미


엄마 오늘은 일요일인데 OO아울렛으로 쇼핑가자

아예 쇼핑하고 저녁까지 먹고 들어올까?


엄마 이 옷 사줘~

가방은 어때?

엄마 이 운동화 괜찮은데?

그리고 집으로 끊임없이 날아오는 택배상자들~


엄마 oo영화 개봉한데 같이 보러 가자

엄마 책 사러 가자

엄마 심심한데 드라이브 가자

엄마 집 앞에 분위기 괜찮은 커피숍 오픈했던데 가서 난 과제하고 엄마는 책 읽을까?


누군가는 딸내미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겁나게 좋겠다며 부럽다고까지 하기도 한다

물론 딸내미와 시간을 보내니 좋은 건 사실이기도 하지만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나는 늦은 밤에 일을 마치는 직업이다

게다가 많은 학생들과 함께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매일매일이 기가 빨리는 기분이다.

나이 탓인가 생각도 든다.


늦은 밤 전철역으로 버스정류장으로 딸내미를 픽업 다니기도 체력이 고갈되고 있었고

쉬는 날에는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하고 또 주변 경조사에 참석도 해야 하고

딸내미와도 시간도 보내야 하니 몸은 늘 피곤하고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나이 50대를 넘기며 갱년기가 직통으로 날아와 내 몸에 꽂혔다.

온통 냉탕과 온탕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복잡한 머릿속은 더 싫다.


조금도 배려 없이

엄마를 과소비하는 딸로만 느껴진다.

동시에 또 다른 생각도 드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과연 엄마자격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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