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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창인 Jun 07. 2020

88. 먹구름으로

어느 아득한 초여름의 하늘은
 정수리를 기점으로 세계를 둘로 갈랐다

나는 맑게  곳을 등지고 서서

먹구름으로
먹구름으로 가자

나의 잠자는 불안을 적시어
온갖 조롱과 회의를 머금고 가자

기쁜 마음으로 어둠을 음유하리라
무지개를 입지 못하여도
마르는 영혼이 되기 싫어

먹구름으로

폐기된 꿈들의 여명을 등대 삼아
먹구름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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