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다시 볼 것임을"
어느새 한 분에게만 머리를 깎게 되었다. 사실 미용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아니다. 직원 감축 탓이니까. 그러나 소소한 재미도 있고 해서 나에게는 꽤 괜찮은 변화였다.
머리를 자르면서 시답잖은 생각을 했다. 미용사와 손님의 관계에는 독특한 점이 있다. 지금 만나면 한 달 뒤에나 다시 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한 달 뒤에는 반드시 다시 볼 것임을 안다.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지만 오래 보는 사이임은 분명하다.
미용사 분은 나와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20대 초반이다. 말주변이 없는 나는 사람과 금방 어색해지는데 그분은 오랜만에 보아도 어제 본 듯 편하다. 그건 자주 보지 못해도 오래 보기 때문이다. 오래 보는 사람이 더 있으면 하고 가끔 바란다.
16.12.21. 씀
17.06.04. 다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