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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주 작가 Oct 28. 2023

커피 끊기, 13일 차입니다.

머리가 맑지 않아서, 커피를 끊었습니다.

오늘이 13일 차입니다.


여러분의 머리 혹은 두뇌는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언제인지조차 아득한 그 어느 때부터인가, 머리가 맑다, 개운하다, 하는 느낌을 거의 경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십 년은 더 된 것 같고, 이십 년도 되었을까, 아득하긴 하지만 20대나 30대에는 술 담배를 열심히 했지만 머리가 맑지 않다는 생각을 별로 안 한 듯 싶습니다. 숙취에 머리 아픈 날이 하도 많아서 헷갈리는지도 모르지만, 지금과 같은 고민을 그다지 해본 것 같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40대, 50대에 접어들어서 이런 현상이 시작된 건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오긴 합니다만, 이마저도 확신할 순 없습니다.


아무튼 팩트는 저는 머리가 맑지 못하다, 무겁다, 멍하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것 같다, 입니다.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 보니 저의 증상을 설명해 주는 의학 용어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브레인 포그(Brain Fog).

그렇습니다. 두뇌 곳곳이 자욱한 거죠.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선 먹는 음식에서 용의자를 찾아야 했습니다. 담배, 술, 커피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무지 좋아했거나 좋아한 기호식품들입니다.


이중 담배는 2002년에 일찌감치 끊었습니다. 그때는 머리가 맑지 않아서가 아니라 몸이 전체적으로 극심히 다운되는 경험을 하면서 끊게 되었습니다. 술은 2021년에 혈당 수치가 높게 나와 당뇨 판정을 받으면서 의사의 권유에 끊었으니까 2년이 넘었습니다.


이렇게 술과 담배는 하지 않는 담백한(?) 몸을 유지해 왔는데 브레인 포그 현상은 지속되었습니다. 술이나 담배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다면 다음 타자는 커피였습니다. 가장 오래 제 몸에 들이부어 온 먹거리입니다. 매일 최소 5잔은 마셨고 10잔 육박할 때도 꽤 있었습니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래, 커피를 안 마셔보면서 몸의 변화를 보자. 그렇게 시작해서 오늘이 13일이 되었습니다.


어떠냐고요?

조심스럽지만, 아주 아주 약간의 관련은 있는 것 같습니다. 눈에 띄게는 아니지만, 조금은 머리 상태가 나아지는 듯합니다. 아직 유의미한 변화는 아닙니다. 그래서 아직 학계에 발표할 수준은 아니니, 커피 안 마시기 프로젝트는 더 해보려 합니다. 우선 한 달을 채워보고 또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커피로도 이렇다 할 변화가 오지 않는다면, 제가 임상실험을 해볼 최후의 보루를 마지막으로 해보려 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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