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사랑의 빵이야기4

한사람만을 위한 버라이어티빵

by 빵사랑

매일 바게뜨를 굽는 실습수업 뿐만 아니라 불어도 배우고 영양학도 배우고 제과제빵 기본 이론을 배우는 등 이론공부에 여념이 없던 어느날..

요즘에야 편의점에서 간단한 요기거리라도 준비해서 먹었으면 되었을텐데 그 당시에는 그런 것도 쉽게 찾을 수 없었고 수업시간에 맞추느라 배고플 겨를도 없었다.

그렇게 부랴부랴 등교해서 강의실에 앉는 순간, 내 뱃속에서는 밥 달라고 난리부르스가 시작되었다.

안그래도 조용한 강의실에서 교수님 목소리 사이사이로 '꼬르륵 꼬르륵' 소리에 나도 모르게 배를 부여잡고 누가 들었을까 주위를 둘러보았다.

'옆자리 저 오빠가 들었을까? 아님 뒷자리 저 오빠가 들었을까?'

남학생, 것도 오빠들로 둘러싸인 강의실에서 혹시나 내 뱃속의 소리를 들었을까 싶어 슬쩍 둘러보니 아무도 들은 것 같지 않았다.

내심 다행이다 생각하며 나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수업에 집중하였다.


다음날 다시 강의실에서 만난 옆자리 그 오빠가 쉬는 시간에 불쑥 내민 건 여러가지 짜투리 재료를 이용한 난생 처음보는 둥그런 빵이었다.

"앗! 이거 뭐예요?"

"그냥 재료가 좀 남아서 이것저것 다 넣고 만든 거야. 아직 따뜻하니까 먹어."

만져보니 진짜 따끈한 온기와 군침도는 빵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와~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둥그런 빵을 잘라보니 그 안에는 호두도 있고 건포도도 있고 초콜렛도, 카스테라도 들어있고 위에는 소보로도 뿌려져 있고...

맛있게 먹다가 불현듯 '아, 어제 내 꼬르륵 소리 들은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스쳤으나 무시할 만큼 빵이 진짜 맛있었다.


한참 뒤에 밝혀진 진실은 나의 꼬르륵 소리를 듣고도 못들은 척 한 그 오빠가 다음날 직장상사의 눈을 피해 몰래몰래 수업시간에 맞춰 빵을 구웠고.. 그 빵이 떡밥이 되어 나는 그 오빠와 아직도 꼬르륵 소리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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