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by 앞니맘


오랜만에 현장체험을 가게 된 아이들은 1박 2일 졸업캠프 못지않게 기대가 컸다. 키자니아에 간다고 미니가방도 준비하고 무슨 체험을 할까 미리 찾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한 녀석은 코로나에 걸리고 또 한 친구는 고열이 나서 당일 취소를 해야 했다. 흔한 일이기는 했지만 아이들도 교사들도 아쉬워했다.

"엄청 기다렸는데 오늘 못 와서 얼마나 속상할까?"

"우리 올 때 애들 선물 하나씩 사 와요."

"그렇지 않아도 카드 챙겨 왔어요."

뒷자리에서 담임교사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사줄게.' 하려다가 잠깐 생각을 했다. 키자니아에서 사용하는 키조로 물건을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키자니아 백화점 물건이 비싸기 때문에 그동안 아이들은 한 번도 이용을 못했다. 전에는 학부모부담으로 현장체험비를 냈기 때문에 부모님과 개별적으로 왔을 때라도 키조를 사용할 수 있게 집으로 챙겨 보냈다. 하지만 이 번에는 유치원 운영비로 체험에 왔다. 그래서 '키조를 이용해서 선물을 사볼까?' 하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단체가 가면 50키조를 기본으로 주는데 체험을 하면서 하나도 쓰지 않고 키조를 벌기만 해도 개인이 물건을 구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전체가 남은 돈을 모으면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개인적인 경험상 우리 아이들의 키조도 서랍 속에서 묶여 있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우리 이 번에는 키조로 선물을 사보면 어떨까요?"

나는 선생님들 단체방에 톡을 보냈다.

"저희는 키조가 없는데요?"

"체험 끝나고 아이들 키조 모아서 사는 거예요."

"아이들이 싫다고 하면요."

오늘 함께 오지 못한 친구들 마음이 어떨지 물어보고 그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데 키조를 이용하면 살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교사들의 설명이 끝났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나도 선물 사고 싶어요. 나도 사고 친구 것도 사면 안 돼요? 저금해야 해요. 엄마한테 가져다줄 거예요."


개별적으로는 선물을 사기에 돈이 부족하다는 설명과 함께 아이들의 각자 마음을 인정해 주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선물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물어보았다. 사실 모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 주기를 기대하면서 의견을 듣고 있었다.

"그러면 우리 다 같이 돈을 모으면 많아지니깐 살 수 있어요."

맨 앞자리 진이가 의견을 내자 마자 선생님은 바로 말을 받아서 좋은 의견이라고 대답을 했다. 사실 교사들 계획대로 되긴 했지만 만약 이 의견을 내지 않았다면 교사들이 임의적으로 설명하던지 포기하던지 했을 것이다. 진이에게 미소를 쏘았다.

"놀이가 끝나고 우리 키조를 모두 모아서 선물을 사면 어떨까? 모으면 좋은 것도 살 수 있을 거야"

'좋아요.'가 대부분이었지만 몇 명은 정확하게 '싫어요.'라고 의사 표시를 했다. 우리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겠다는 아이들에게는 10 키조만 기념으로 가방에 남겨주고 모두 걷어서 모았다. 거절한 친구들은 그냥 집에 가져가기로 했다. 이렇게 모은 키조로 대표 네 명이 백화점에 들어가서 선물을 사 왔다. 두 개는 친구 나머지 두 개는 각 교실에서 같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구입했다. 서로 그 선물 들고 가겠다고 해서 잠깐씩 들어가면서 돌아오는 버스에 탔다.


주말이 지나고 유치원에서 선물을 건네받은 친구에게

"우리가 같이 샀어."라고 설명을 하면

"고마워."라는 간단한 대답으로 인사치레는 끝이 나고 똑 같이 사온 장난감을 같이 공유할 것이다.


교육이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습관이 중요한 교육도 있지만 강요해서 되는 교육은 단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유아기의 다양한 경험과 성인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나가고 선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아이들의 생각은 심플하고 솔직하다. 그렇다고 마음이
얕거나 가벼운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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