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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앞니맘 May 26. 2023

브런치 작가님들 고맙습니다. 저는 치유 중입니다.


50되기 전 후부터 답답함과 분노 그리고 우울함이 함께 올라오는 걸 느꼈습니다. 갱년기의 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육아입시 뒷바라지 그리고 해가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말로는 풀기 어려운 얘기들을 글로 풀고 싶어서 브런치를 시작했습니다. 좋은 사람인척  행복한 모습만 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희로애락을  솔직한 심정으로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100프로 솔직하게 쓸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저는 만족했습니다.


나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정리할 수 없는 생각을 글로 적는 것은 수다로 풀어내는 것보다 훨씬 제게 치유가 되었습니다. 브런치의 어느 작가님을 보면서  10년 전 아이들과 놀던 남편을 떠올리기도 했고  러 작가님들의 공감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소설도 써 보겠다는 목표생겨서 공부도 했습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이야기를  한 번 더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시간은 매우 소중했습니다. 단 번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신기해하던 남편이 생각납니다. 남편은 자기 흉을 맘껏 보는 줄도 모르고 저의 글쓰기를 응원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에게 이렇게 미안한 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남편이 떠나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먹기 싫은 상황에서 그래도  마음의 치유 방법은 글쓰기였습니다.  갑자기 떠난 남편과의 제대로 된 이별을  위해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벌써 두 달이 지나 세 달이 가까워 오는데 제 글 속에서 남편은 아직 발인하는 날에 멈춰 있습니다.   생각보다  남편을 보낸 그 시간 속으로 돌아가서 남편을 만나고 저를 만나는  시간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저를 위해서라도 기록은 계속할 것입니다. 지금은 재판과정이나 억울함의 호소가 아니라 남편을 보내고 아이들과 살면서 제가 느끼는 제 감정에 집중하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작가님들의 댓글에 답을 할 자신이 없어서 댓글을 허용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게 두려웠고 슬픈 일이었습니다. 남편이 남기고 간 숙제를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들을 살피느라 제대로 된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남편을 잘  보내고 제가 좌절과 절망보다  남편 몫까지 대한민국 아줌마로 살아가는 과정을 응원해 주세요.


힘든 일을 겪고 보니 세상에는 나쁜 놈도 많지만   좋은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오늘 어느 작가님에게 소중한 응원 멜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감동이었고 감사했습니다.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다면....

이제 용기를 내서 댓글을 허용하고  글을 계속 써내려 가겠습니다. 남편도 이런 저를 응원하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작가님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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