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 Oct 23. 2022

5월 협재에서 본 일몰

제주생활 4일 차 - 차박지로 협재에 오다

who. 호텔에서 하루 쉬어가면서 셀프빨래방에서 며칠간의 묵힌 빨래도 했다. 대형 빨래방 기계는 집에서 하듯 옷가지 몇 가지만 쓰기에는 비용도 시간도 아까웠다. 일주일 분량의 빨랫감을 모아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처음 셀프 빨래방을 경험해보고 터득한 요령이다.  


what. 제주 4일 차 아침 올레길 15번을 걷고 차박지인 협재로 이동하려 했다. 협재는 제주에서 첫 차박 장소가 된다. 이곳에는 캠핑장도 있고 주변 편의시설도 있어 차박, 캠핑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가기 전부터 정보를 여기저기 수집하였다. 여행하면서 협재해수욕장을 자주 들르긴 하였음에도 차박지로 간다 하니 또 다르게 긴장이 된다. 설렘이라고 해야 할까? 낯선 환경에 뛰어드는 그 긴장감이 좋다.


where. 올레길 시작점인 한림항에 주차를 하고 올레길을 걷고 나면 전날 걸었던 올레길 16번 길의 시작점이기도 한 고내포구에 다다른다. 대중교통으로 다시 한림항으로 돌아와서 협재로 이동할 계획으로 출발했다. 올레길 15번 길은 한림항을 벗어나 골목길로 접어들면서 제주의 예쁜 집들을 구경하는 재미로 그 길을 시작하게 된다. 15번 길은 숲길 중산간 길을 지나가는 A 길과 한담 해안산책로를 포함하여 곽지해수욕장, 애월 해안 풍경을 볼 수 있는 B길로 나눠져 있다. 바다를 보고 걷고 싶어 선택한 B 길이 평지를 주욱 걷기에 좀 더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제주의 4일 차는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쌀쌀한 날이었다. 바람으로 정신이 없긴 해도 걷기에는 좋은 날씨다. 바람이 어찌나 세었던지 모자가 날아간 줄도 몰랐다. 뭔가 허전해 돌아보니 이미 모자는 온데간데없다. 모자를 길에 떨어트린 이들이 누군가 했더니 나 같은 사람인가 보다.


when. 올레길을 다 걷고 나니 오후 세시 즈음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쌀쌀하기도 하고 바람은 어찌나 불던지 도저히 캠핑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주변을 천천히 탐색해본다. 협재 주차장을 중심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왼쪽 소나무 숲 속으로 캠핑장이 오른쪽으로는 가게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why. 협재 해수욕장은 올레길의 시작점으로 이동하기에 교통편이 좋다. 이곳에서 3~4개의 올레길을 걸을 수 있을 듯하여서 3~4일을 이곳에 머물러 보려 한다. 지인이 제주에서 캠핑을 해보는 것이 위시리스트라며 내가 제주에 온 김에 자신도 며칠 있다 가겠다면 연락이 왔다. 지인을 기다리는 시간도 맞을 듯하다. 그럼 3일을 이곳에서 차박을 하거나 캠핑을 해야 한다. 씻는 것이 문제인데 걱정할 것이 없다. 주차장 옆으로 주욱 늘어선 가게마다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을 갖추고 있어 가게가 오픈하는 시간에 맞춰 이용할 수 있었다.


how. 모든 것이 갖추어진 유료 캠핑장이 아니므로 차박을 하면 화장실, 샤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협재해수욕장이 차박, 캠핑지로 알려진 이유일 것 같다. 샤워할 곳도 카페에서 글도 정리하면서 충전도 완료하였다. 바다를 바라보며 저녁을 먹는다면 참 낭만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빵이랑 음료를 들고 협재해변으로 향했다. 바람으로 온 몸이 흩날리니 생각했던 것처럼 낭만적인 저녁식사는 못하고 추위에 떨었던 기억이 꽤 강하다. 


그럼에도 일몰을 포기할 수 없어 자리를 지켰던 나는 협재 바다 그 푸른빛이 검게 물들며 붉은빛을 쏟아내는 하늘, 해변의 하얀 모래, 검은 바위 그리고 5월의 이름 모를 꽃들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 낸 일몰을 바라보니 추위도 잊게 만들었다. 여러 일몰을 보았지만 이 날 본 일몰은 참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난 기억에 남을 일몰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구름에 가려 일몰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뭐 그럼 또 어떠냐? 그건 그 나름대로 맛이 있으면 되지 않겠나 제주가 주는 다양한 아름다움에 일몰까지 보았으니 꽉 채운 하루였다.


  

TIP. 제주 아웃도어 라이프 - 협재해수욕장 차박

시설.

주차장 옆 가게에서 1인 3,000원 비용으로 온수 샤워 가능

주차장과 야영장 가는 길목에 공용화장실 이용 가능

개수대가 있기는 하지만 비수기시 이용이 불가

주변 카페, 식당 많다


사이트.

야영장으로 지정된 위치에 캠핑이 가능

여름이라면 벌레, 모기가 많으므로 대비할 필요 있음.


특징.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은 걸어서 이동 가능

해변이 길어서 주차장에서 바다를 제대로 보기는 힘듦



이전 06화 타박타박 걸을 때 보이는 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