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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Oct 25. 2022

어느 휴양지에 온듯한 금능해변

제주생활 6일 차 - 넓게 펼쳐진 옥색 바다와 야자수

who. 지인에게서 제주 공항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현재 내가 있는 위치를 알려주고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하루를 지내보니 협재보다는 금능 쪽에 야영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쪽을 추천하였다. 나 또한 어제저녁을 먹고는 금능 쪽으로 차를 옮겨 갔다. 마침 바닷가 쪽 주차장에 차가 하나 빠져서 좋은 자리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이곳은 협재와 달리 차박 또는 차크닉을 즐기는 이들이 뒷트렁크 문을 열고 금능해변을 즐기고 있었다.  


what. 그렇게 금능해변에서 협재와 또 다른 일몰을 보고 밤바다를 즐기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아침에 일어났다. 오늘도 올레길을 걸을 예정이다. 어느 정도 패턴처럼 되는 것 같다. 아침 일찍 올레길을 걷고 돌아와서 휴식을 취하면서 카페에 있다 저녁을 먹고 샤워를 마치고는 밤바다를 즐기다 자고 일어나는 일상이 되었다. 다르다면 자고 일어나는 장소와 걷는 장소가 달라지는 것뿐이다.


where. 14코스를 걷기 위해 어제와 같이 저지마을로 향했다. 14코스는 저지마을에서 월령 포구를 지나 현재 묵고 있는 금능, 협재 해수욕장을 지나 한림항까지 가는 코스다. 한림항 쪽은 이전에 걸은 길도 있어 차박지인 금능해변에 도착하면 마무리하려고 한다.

 

when. 해가 이제는 점점 뜨거워져서 아침 일찍 시작하지 않으면 더워서 걷기가 힘들다. 중산간 지역을 지나는 길이다 보니 거의 숲길 밭길이 반복해서 나온다. 나무 그늘이 없는 곳도 많이 지나다 보니 월령 포구 가기까지가 가장 고비였던 것 같다. 이 코스는 다른 코스에 비해 중간중간 들릴 화장실도 보이지 않으니 시작 시점에 다녀오는 것이 좋다. 10시 50분 즈음 월령 포구에 도착했다. 


why. 뜨거워진 햇살 아래 계속 산과 숲 밭만 보다 탁 트인 월령 앞바다를 보는 순간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다. 이젠 계속 바다와 비양도를 벗 삼아 걷게 된다. 그렇게 또 한참을 걷다 보면 골목골목을 꺽어 나오다 바다가 넓게 펼쳐지는 광경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곳이 금능해변이었다. 주차장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어제저녁에는 물이 빠진 바다를 보았기에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태평양에 있는 섬 어디메에 있을 법한 휴양지의 모습이 펼쳐진다. 올레길의 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내 의지로 걷는 것이 아니라 발 따라 그냥 앞으로 나아가는 듯 힘들 때가 많다. 그런데, 골목길을 돌아서는 순간 어딘가를 들어선 순간 그 순간순간 마주하는 풍경들이 정말 그동안 걸었던 모든 것을 잊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how. 금능해변의 놀라운 광경에 사진을 한참 찍다 좀 더 오래 볼 마음에 카페에 들어가서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키며 금능해변을 바라보니 천국이 따로 없다. 금능해변 차박 장소로 돌아와 보니 밤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즐기기 위해 왁자하다. 어떤 이는 해변가에서 어떤 이는 물에 들어가서 어떤 이는 차 뒤 트렁크 문을 열고 앉아서 각자의 방식으로 금능해변을 즐기고 있었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지친 나도 차 트렁크를 열어두고 뜨거운 태양을 가리기 위해 가림막을 한 뒤 누워 있으니 앞으로는 금능해변이 창문으로 바다 바람이 솔솔 불어 오니 잠이 절로 온다. 그렇게 한 낮을 보내고 나니 지인이 도착했다. 금능과 협재 중간 위치에 야영 자리를 마련한 지인을 찾아 만나고 여행 이야기를 나눈다. 저녁을 먹고 못다 한 이야기는 금능해변으로 돌아와 해변을 바라보며 술한잔하면서 마무리했다. 물 들어오는 밤바다를 혼자가 아니라 둘이 바라보니 늦게까지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좋다. 


그렇게 제주의 여섯번째 날도 지나간다.




TIP. 제주 아웃도어 라이프 - 금능해수욕장 차박

시설.

금능해변 주변에는 샤워할 곳이 없다.

주차장 옆에 공용화장실 이용 가능

700~800미터 마을에 카페, 편의점 있다.

700~800미터 협재해수욕장에 식당, 샤워할 곳이 있다.


사이트.

야영장으로 지정된 위치에 캠핑이 가능

협재보다 더 넓은 곳에 무료 야영장소가 있음

다만, 좋은 장소는 장박 하는 이들 차지임.


특징.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은 걸어서 이동 가능

해변 쪽 주차가 가능하여 바다를 바로 볼 수 있음.

낮에는 주차난이 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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