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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NS Jun 06. 2023

똑똑한, BOYNEXTDOOR(보이넥스트도어)

앨범리뷰

BOYNEXTDOOR 1st Single Album [WHO!] 


BOYNEXTDOOR, 문을 열자 해맑은 소년들의 미소가 쏟아져 나온다.


지코가 이끌고 있는 KOZ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남자 아이돌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보이그룹으로 지코가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더욱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KOZ ENTERTAINMENT

성호, 리우, 명재현, 태산, 이한, 운학 6명의 멤버로 구성된 보이넥스트도어는 옆집 소년이라는 그룹 타이틀처럼 친근하고 귀여운 이지니스닝 곡들을 가지고 나왔다. 아이돌의 앨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침없음과 독기는 없다. 그저 때 묻지 않은 순수함, 첫사랑의 소녀를 마주할 때 뛰는 심장을 부여잡는 사춘기 소년의 친근함을 굳이 빙빙 둘러 말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겪어왔을 시기의 겪어왔을 감정들, 순수한 떨림, 사춘기, 웃음.

@KOZ ENTERTAINMENT

데뷔 앨범 [WHO!]는 세 곡만을 담은 싱글 앨범으로 전 곡을 타이틀로 내세워 하이브 선배 그룹 뉴진스의 데뷔앨범의 구성을 떠오르게 한다. 정식 발매 전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했고 전 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앨범 서사의 유기성을 부여했다. 근래의 아이돌들이 각자 강렬하고 확실한 반전의 곡을 연결함으로써 다이내믹을 추구할 때 BOYNEXTDOOR는 세 곡을 유사한 결로 가져가며 앨범의 연결에 집중한다. 마치 하이틴 드라마의 에피소드 3편을 보는 듯 배치한 트랙리스트는 곡들의 유려한 연결을 도입부와 후반부의 사운드로 유지한다. 



1. 돌아버리겠다

작사 Kako, 명재현, 태산, 운학 
작곡 Pop Time, 운학, Kako, 명재현, 태산
편곡 Pop Time, Kako, Nmore
BOYNEXTDOOR (보이넥스트도어) '돌아버리겠다' Official MV

가벼운 기타 리프로 시작해 중심을 잡아주는 드럼 사운드로 댄스곡의 흥겨움을 자아낸다. “야 내가 미친 건지 함 들어봐”, “내 모습 비웃지 마 나 진지하단 말이야”, "돌아버리겠다"의 가사처럼 첫사랑 소녀에 대한 떨리는 마음과 순수한 긴장감, 간지러운 감정을 친구 들와의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다. 명재현, 태산, 운학이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하여 그 진정성을 더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저 유쾌하고 귀여워 보일 수 있지만 소년은 진지하다. 혹시나 나만의 착각은 아닐까, 내 말투가 낯간지럽지는 않을까. 그러면서도 거침없는 소년들의 마음은 역동적인 앨범을 만드는 원동력이다. 


3곡의 뮤직비디오는 모두 LA 로케이션으로 촬영되었는데, 마치 넷플릭스 하이틴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익숙한 미국 주택가와 길거리, 쇼핑몰의 모습, 아늑한 방에 모여 연애상담을 하는 소년들까지. <돌아버리겠다>는 그중 첫 번째 에피소드로 우연히 마주하게 된 두근거림과 동시에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소년들의 모습을 풋풋하게 그려냈다. 


곡의 러닝타임은 2분 18초로 상당히 짧다. 반복되는 비트와 킬링 포인트로 귀에 꽂히는 중독성을 잡아냈지만 전체적인 구성의 단조로움과 반복을 러닝타임을 짧게 가져감으로써 상쇄시켰다. 전형적인 최근 K-POP이 추구하는 이지리스닝 곡의 트렌드이자 앨범의 시작과 BOYNEXTDOOR의 출발을 알리는 센스로 가득 찬 곡이다. 



2. One and Only

작사 지코 (ZICO) 
작곡 지코 (ZICO), Pop Time
편곡 Pop Time, 지코 (ZICO)
BOYNEXTDOOR (보이넥스트도어) 'One and Only' Official MV

2번 트랙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BOYNEXTDOOR의 프로듀서 지코를 만날 수 있다. KOZ엔터테인먼트의 시그니처 사운드로 시작한 이 곡은 지코의 향기를 물씬 풍긴다. 경쾌하고 미니멀한 사운드로 구성한 일렉트로팝 비트는 지코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무기이다. 나는 One and Only 한 사람이라는 자신감 가득한 가사로 채워진 이 곡은 지코가 자신이 프로듀싱한 그룹 BOYNEXTDOOR를 소개하는 방식이자, 멤버들이 앞으로 연예계 활동을 하며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게 된 스스로에게 외우는 주문이기도 하다. 


1번 트랙 <돌아버리겠다>에서 첫사랑 소녀에게 두근거리는 소년의 풋풋한 설렘을 담았다면 <One and Only>는 소녀에게 고백을 준비하는 소년의 모습을 담았다. "어느 옷을 고를까나 let me choose one", "향수 칙하고 이 한번 확인 it's perfect"하는 가사처럼 스스로를 꾸미고 자신감을 채워주며 본격적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곡이다. 세 곡 중 어쩌면 가장 대중들이 열광할만한 포인트가 많고 BOYNEXTDOOR가 추구하는 이지리스닝, 편안하고 친숙한 이미지에 근접하는 익숙하고 편안한 곡이 아닐까 싶다.


BOYNEXTDOOR (보이넥스트도어) 'One and Only' Official MV (Performance ver.)

<One and Only>의 무대도 꽤나 재미있다. 그룹 명에 DOOR(문)이 들어가는 만큼 BOYNEXTDOOR에게 문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브제로 활용된다. 무대에 실제 문이라는 소품이 등장해 명재현이 문을 열자 해맑은 소년들이 등장하고 곡의 후반부에서는 문을 기울이자 소년들이 쏟아져 나온다. BOYNEXTDOOR는 그룹의 정체성과 같은 '문'을 세계관의 중요한 오브제로 작용하거나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일상적인 존재로 다가간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존재,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친근한 존재, 그 문을 열면 만날 수 있는 소년들이 바로 BOYNEXTDOOR인 것이다.



3. Serenade

작사 Kako, Pop Time, 명재현, 태산, 운학 
작곡 Pop Time, Kako, Daily, Likey
편곡 Pop Time, Daily, Likey, Kako
BOYNEXTDOOR (보이넥스트도어) 'Serenade' Official MV

"아 진짜 긴장돼 죽겠네" 

첫사랑 소녀에게 본격적으로 고백하러 가는 길이다. 긴장되고 쿵쾅대는 마음을 붙잡고 소녀가 있는 곳으로 가는 소년들의 모습을 담았다. 3곡 모두 드럼 비트가 중심을 잡아주고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단순한 멜로디 라인으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완성해 낸다.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와 직선적인 비트, 마음을 받아달라고 애원하는 듯한 소년의 보컬이 만나 앨범의 마무리이자 첫 번째 시즌의 마무리를 짓고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든다.


3곡은 모두 비슷한 톤을 가져가면서 BOYNEXTDOOR의 첫 번째 시리즈의 에피소드를 채운다. 확실한 락, 팝, 힙합 장르를 표방하진 않지만 이들에게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이유는 지코라는 대중성 높은 프로듀서의 손길과 곡 자체에서 느껴지는 짜임새 있는 구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앨범명처럼 BOYNEXTDOOR가 누구인지 스스로를 소개하는 앨범이다. 문을 열고 나오면 옆집에서 뛰어나올 법 한 소년들의 순수하고 유쾌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근래의 아이돌들이 거창한 세계관, 성공과 독기, 구원과 서사에 빠져있을 때 BOYNEXTDOOR는 그저 그 나이대의 소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집중한다. 처음의 설렘에 빠져 하루가 다 가는지도 모를 만큼 긴장하고 설레하는 소년들의 모습을 담기엔 거창한 꾸밈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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