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나를 붙잡는 보이지 않는 손


어느 날은 이유 없이 가슴이 조인다.

별다른 일이 없었는데도

숨이 얕아지고, 생각은 멀리 달아난다.

말 한마디에 마음이 철퍼덕 무너지고

지나간 장면 하나가 자꾸만 돌아온다.


그럴 땐 안다.

불안이, 또 나를 붙잡고 있다는 걸.


불안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손처럼 다가온다.

소리 없이 나를 조이고,

멀쩡하던 일상 속 균열을 만든다.


사람들이 다 괜찮다고 말해도,

나는 괜찮지 않다.

어깨를 펴고 웃는 얼굴 뒤로

내 마음 한구석은 이미 무너지고 있다.


불안은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설명하려 들수록 더 깊이 빠져든다.

스스로 납득시키려 애쓰다 보면

마음은 점점 더 멀어진다.

왜냐하면 불안은 설득이 아니라,

이해받고 싶어 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불안을 이겨내야 한다는 말보다

이제는 불안과 함께 있어주는 연습이 더 필요하다는 걸

나는 천천히 배워가고 있다.


마음이 흔들릴 때

억지로 버티기보다

그 흔들림을 그대로 느끼고,

그저 지금 이 자리에 나를 붙들어 두는 일.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시고,

깊은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

지금 발이 닿아 있는 바닥을 느끼는 일.


그 작은 동작 하나하나가

보이지 않는 손을 살며시 놓게 만든다.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건 어쩌면 살아 있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지키고 싶은 마음,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

내 삶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는 것.


그 마음이 있기에 우리는 두렵고,

그래서 더 살아 있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불안 #보이지않는손 #감정의이해 #심리학에세이

#상담심리 #내면의여정 #마음치유 #브런치스토리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울은 조용히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