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주는 위로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문득 마음이 혼자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리 말을 해도

그 말이 공중으로 흩어지는 것 같고,

함께 있는 장면 속에서도

내 마음만 따로 떨어져 있는 느낌.


그럴 때면

세상이 어쩐지

조금 더 낯설고,

내가 내 삶에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순간엔 고립감을 느낀다.

그게 꼭 누가 나를 외면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어디에도 붙지 못할 때

그 감정은 저절로 스며든다.


그리고 그 외로움은

요란하게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천천히

마음 깊은 곳을 적셔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날은

지극히 평범한 말 한마디에

그 고립이 아주 잠깐

풀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도 그런 적 있어.”

“그 말… 나도 알 것 같아.”

“괜찮아, 거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그 말들이

꼭 무슨 해답이 되진 않지만,

마음을 다시 사람 쪽으로 기울이게 만든다.


혼자가 아니라는 건,

누가 항상 곁에 있다는 뜻이 아니다.

내가 느낀 감정을 누군가도 느꼈고,

그 감정을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


그 믿음 하나로

사람은 무너지지 않고

하루를 더 버티고,

아주 작게는

다시 살아볼 힘을 얻게 된다.


나 역시 그런 순간을 기억한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던 밤,

누군가가 건넨 짧은 말,

내 손을 꼭 잡아주었던 눈빛,

그리고 말없이 옆에 앉아 있어 준 그 시간.


그게 어떤 조언보다도

마음을 붙잡는 힘이 되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주는 위로는

시끄럽지도, 크지도 않다.

하지만 그 위로는

사람이 다시 사람을 향해 걷게 만드는 시작이 된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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