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배운 적이 없는 나, 사랑을 주는 법도 몰랐다


사랑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방법을 몰랐다.


어릴 적부터 감정을 표현하면 혼났다. “남자애가 왜 울어?” “그 정도는 참아야지.” “기분 나빠도 티 내지 마.” 그런 말들 속에서 나는 내 마음을 닫아버렸다.


슬프다는 말 대신 조용해졌고, 화가 난다는 말 대신 침묵했고, 두렵다는 말 대신 웃었다.


그렇게 자란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사랑을 표현하려면 먼저 감정을 느껴야 한다. 그런데 나는 내가 지금 기쁜 건지, 외로운 건지, 두려운 건지조차 잘 모르겠다.


감정의 이름을 몰랐다. 아니, 감정에 이름 붙이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래서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해도 어색했고,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도 표현이 서툴렀다.


나는 지금도 때때로 감정을 느끼는 게 두렵다. 감정을 느끼면, 말하게 되고 말하면, 실망시킬까 봐 걱정되고 상대가 떠날까 봐 겁이 난다.


그래서 감정을 애써 덮어버린다. 그러면 마음은 편해진다. 하지만 동시에, 관계는 얕아진다.


나는 이제 알게 되었다. 사랑은 감정 위에 세워진다는 것을. 감정 없는 사랑은, 공허하다.


좋아하면 좋다고 말해야 하고,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기술이 아니라, 감정을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자라난다.


지금도 여전히 서툴다. 하지만 이제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나를 더 진짜로 만들어준다는 걸 안다.


나는 감정을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사랑도.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만나며 경청하고 동행해 온 시간을 바탕으로, 내담자들의 이야기에서 상징적으로 구성한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회복과 성장의 심리학 시리즈』 목요일 편."



"내일 이야기는〈눈치로 살아남은 아이, 관계 안에서 사라지다〉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공기를 읽는 아이로 자라며, 자신의 욕구보다 타인의 감정에 더 민감했던 아이는, 관계 속에서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갑니다. 그 슬프고 조용한 내면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당신 마음의 조용한 서랍을 하나씩 함께 열어가고 싶습니다.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해 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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