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내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놀랄 때가 있었다.
조금만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기보다
왜 또 그랬냐고,
이 정도밖에 못 하냐고
조용히,
그런데 분명하게
나를 다그치는 목소리.
처음에는
그게 그냥 내 성격인 줄 알았다.
원래 좀 엄격한 사람이라서,
원래 나에게 기준이 높은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목소리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어딘가에서
이미 들어봤던 말처럼.
그래서 가만히 떠올려보면
그건
내가 나에게 처음으로 건넨 말이 아니라
오래전
누군가의 목소리였던 것 같다.
괜찮다고 말해주기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했던 말,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는 대신
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던 순간들.
그 시간들이
조용히 쌓여서
이제는
내 안에서
내가 나에게 말하고 있었던 거였다.
그래서 나는
더 열심히 살려고 했고,
더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도
마음은 쉽게 편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날
조금 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
내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고 느껴지는 순간.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애쓰지 않아도 되고,
그저
있는 그대로 있어도
받아들여지는 느낌.
그 순간에는
이상하게
내 안의 그 목소리가
조금 조용해졌다.
나를 다그치던 말 대신
“이 정도면 괜찮다”
이런 느낌이
조금씩 올라왔다.
그때 알게 됐다.
나를 바꾸려고 애쓸 때보다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따뜻함을 느낄 때
내 안의 가혹한 목소리는
조금씩 풀어질 수 있다는 걸.
그래서 이제는
조금씩 그런 자리를
찾아가려고 한다.
내가 나로 있어도 괜찮은 곳,
내가 숨기지 않아도 되는 관계,
그 안에서
조금씩 나를
풀어놓을 수 있는 자리.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내가 그동안
꽉 붙잡고 있던 감정들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서운했던 마음도,
말하지 못했던 감정도,
그동안 참고 있었던 것들도.
이상하게도
그걸 꺼내는 순간
마음은
가벼워진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나는
혼자서만 버텨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조금씩 풀어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그래서 어떤 변화는
내가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데서가 아니라
조금 더 따뜻한 관계 안에서
나를 내려놓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 안의 목소리도
조금씩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덜 완벽해도 괜찮다.
조금 덜 잘해도 괜찮고,
조금 더 솔직해도 괜찮다.
이미 충분히
잘 버텨온 시간이 있다는 걸
누군가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조금씩
느껴보는 것도 괜찮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안에서
나를 향해 웃어주는
다른 목소리가
조용히 자리 잡기 시작한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적 관점에서
내면의 가혹한 목소리와
관계 속에서 그것이 완화되는 과정을
한 사람의 내면 경험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우울감 #내면의목소리 #자기이해 #정서회복 #관계의온기 #마음돌봄 #부드러운변화 #브런치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