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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아시스 Oct 27. 2022

모닝페이지

나와 나 사이에 놓인 다리

모닝페이지, 아침에 일기를 쓴지 2년째다.

"아티스트 웨이"란 책을 읽고 바로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는 자고로 잠들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일어났던 사건, 느낌, 반성의 삼세트를 녹여내야 한다는 굳건한 고정관념이 와르르 무너지며 일기의 신세계가 열렸다.

생각의 수다들이 쏟아졌다. 일명 잡생각이다.

잡생각이 많은 나같은 부류는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누가누가 잘하나, 잡생각들은 끊임없이 뜀박질을 한다.

그런데 일어나자마자 모닝페이지 위에 쏟아놓으니 루내 비어있는 명료한 머리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뿐이 아니다.

모닝페이지의 진짜 좋은 점은 쓰기 시작하면 아이디어를 불러낸다는 점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모르고 지내는데 "넌 지금  일을 해야해'하고 아이디어는 넌지시 말을 건넨다.

모닝페이지를 쓸 때 떠오른 아이디어는 값진 것들 뿐이라 버린 아이디어는 하나도 없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는 아이디어만 있을 뿐이다.

나의 최대치를 만가기 위해 내가 경험해야 할 행동과 생각들을 지령처럼 내려준다. 깜짝 놀라고 만다.

내가? 나보고 이걸 하라고?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망설이고 뒤꽁무니 빼고 도망치려고 해도 새벽에는 방해물없이 직통으로 내 마음에 내리 꽂힌다.

낮에는 이런저런 분주함과 높고 낮은 허들로 포기하고 말지만 새벽에는 용기로 아우토반을 달리고 아이디어를 알아보는 촉도 생생하다.

난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결심하고 경험하고 감수하고 도전하면서 앞으로 가고 있다.

모닝페이지는 나를, 내 최대치에 가까이 데려가려는, 지금의 나와 가장 아름다울 나 사이에 놓인 다리이다.

중년이 되어 가장 잘한 일은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한 일,

어디까지 경험하고 발견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오늘 새벽에도 나에 대한 우주의 지령을 들으려 펜을 들고 끄적인다.

우주에서 보내는 초대장, 내 인생의 지령이 담긴 편지를 수신하는 새벽 시간, 

난 모닝페이지의 괄호를 열고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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