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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삔둥이 Mar 26. 2023

일단 한번 집 밖을 나가볼까?

삔둥이의 삶

올해는 이상하게 벚꽃 구경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남자친구가 없어서일까, 항상 벚꽃놀이를 같이 가던 벚꽃메이트 친구가 캐나다에 있어서일까, 아니면 그냥 나이를 먹어서 감흥이 떨어진 걸까. 인스타에 떨어지는 벚꽃잎처럼 우수수 쏟아지는 벚꽃놀이 게시물들이나 스토리들을 보면서도 딱히 부럽거나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휴대폰 걸음 수 측정앱을 확인해 보니 4일 정도를 밖에 나가지 않고 계속 집에만 머물러 있었다.

어제 거울을 확인해 봤는데 웬 얼굴이 퀭한 사람이 나를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아니 햇볕을 쬐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얼굴이 하얘져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어디 먼지를 뒤집어쓴 마냥 시커멓게 되어있는 것인가. 장래희망이 판다인 것 마냥 아래는 다크서클이 짙게 깔려있는데 판다는 귀엽기라도 하지, 억울하다.


그래서 그렇게 관심은 없지만..! 동생의 제안으로 동네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정말 웃긴 게 집에 머물렀던 요 며칠간은 그렇게 집 밖을 나가는 게 귀찮고 내키지 않았었는데, 막상 나오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하는 사람이 또 나다. '이상하다 이상해, 나 이제 꽃 별로 안 좋아하나 봐' 하고 노래를 불렀건만 팝콘같이 만개한 벚꽃들에 예쁘다고 감탄을 하고,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뛰어다녔다.


일단 한번 집 밖을 나가면 이렇게 신나 할 거면서!


집에 무슨 보물을 숨겨놨다고 그렇게 버티고 버텼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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