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두 다리로 땅을 단단히 딛고 서는 것이라면,
나를 벗어나는 것은 광활한 우주로 떠나 지구를 보는 것과 같다.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라는 책에 따르면, 인간의 시각과 기억은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의식과 무의식의 의도에 맞춰서 다른 것을 보고 기억을 창조한다.
시각과 뇌는 익숙한 정보나 관심이 없는 것을 자동적으로 배경 처리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집중하고 싶거나 의도하는 것만 본다. 의식적으로 본 것과 보지 않은 것들 사이의 공간은 무의식이 만들어낸 (과거 경험을 기반의, 또는 자기 신념에 근거한) 문맥으로 채운다. 시각과 기억에 사실이 아닌 것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전에 경험했던 정보를 더 선호한다.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평가한다. 언론 홍보계는 이미 잘 알고 있는지 이런 말도 있다. "나쁜 홍보는 무無홍보뿐이다. 신문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하든 상관없다. 내 이름 철자를 똑바로 적어주기만 한다면."
감정과 기억, 옳고 그름에 대한 신념, 판단, 심지어 내가 보고 있는 장면조차도 나의 무의식의 스토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이것은 반복 경험으로 재생되고 강화된다.
'감정이 있다', '상처가 있다', '기억이 있다'에서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감정이 사실인가, 기억이 사실인가는 다른 문제이고 객관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정을 찾는 내면 작업은 무엇인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유로워지기 위함이다. 확인된 감정과 기억을 강화하고 정당화하는 것과는 완전한 차이가 있다.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만큼, 나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뿐 아니라, 지금 현재의 나의 생각과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벗어나고 나면 '현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