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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서울의 인구 밀도는?

'서울의 인구 밀도는 얼마나 될까?'


스웨덴 여행 중이었다. 큰 호숫가 잔디밭에 누워서 평화로움을 만끽하던 중 문득, 서울의 한강공원과 다를 게 뭔가 싶었다.

물, 잔디밭, 그 속에 쉬는 사람들. 뭐- 특별한 게 없지 않나?

근데, 왜 다른 느낌이지? 왜 이곳이 특별하다고 느껴지는 걸까?


내가 찾은 나름의 답은 '인구 밀도'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 여유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생각난 김에 확인해 보자.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인구 최고의 도시는 어디일까? 파리가 당당 1위를 차지한다.

서울 2위, 그 뒤로 도쿄와 뉴욕이 3, 4위를 차지한다.

동일 단위면적(km²) 당 인구 기준, 서울은 시드니의 35배, 상하이의 4배, 뉴욕의 1.5배, 스톡홀름의 3배, 런던의 2.8배이다.


동일 면적에 소비자 수가 높으니, 스포츠, 영화관, 식당 등이 한 곳에 몰려있어도 웬만한 도시보다 좋은 시장이다. 일할 사람이 모여있으니 직장도 모이고, 수요자가 있으니 상업시설도 모이고, 집은 나날이 비싸진다. 집에서 다양한 시설로 쉽게 접근하고, 편한 교통은 사람들을 더 빨리 쉽게 연결한다. 높은 효율성과 속도감은 더욱 극대화된 시너지를 낸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많이'를 지속적으로 추구할만한 동력과 에너지가 충분하다.


그 이면은 어떤가? 유일한 공간인 나의 작은 방에 들어와 마침내 쉴 듯하다가도, 온라인 SNS의 대중에게 다시 나의 시공간을 내어준다. 개인의 심리적 공간은 그야말로 뾰족한 바늘 끝 정도밖에 안 되는 삶이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타인의 시선을 피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스트레스는 때로 활기와 동기가 되고, 때로 저변에 깔린 사회적 피로감으로 누적된다.


다른 곳은 사회적 유대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면, 반대로 서울은 타인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공간이 아닐까? 혼캠족, 혼밥러, 홀로 여행족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서울은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다. 사람 간의 공간이 너무 좁다.



[참고]

단위 면적당 인구:

서울 약 16,700명 / km²

도쿄 약 15,760명 / km²

뉴욕 약 10,890명 / km²

스톡홀름 약 6,240명 / km²

런던 약 5,660명 / km²

시드니 약 450명 / km²


도시별 면적과 인구:

서울 0.6천 km², 약 10백만 명

도쿄 0.6천 km², 약 9.9백만 명

뉴욕 0.8천 km², 약 8.5백만 명

시드니 12천 km², 약 5.5백만 명

스톡홀름 0.2천 km², 약 0.9백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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