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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Sep 20. 2016

평범한 일요일의 일상

소박한 하루가 주는 행복

일요일은 무척이나 더웠다.


샌프란시스코는 원래 여름이 춥기로 유명한 도시인데, 아침부터 날씨가 선선하더니 12시를 넘어가면서는 내리쬐는 태양빛에 금세 땀이 나는 날씨가 되었다. 사람들은 온전히 여름의 날씨를 다시 되찾은마냥 거리로 쏟아져나왔고 골목 골목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풍경을 연출했다.


교회에서 예배가 끝난 후, 함께 북클럽을 하고 있는 친구와 10분 정도 걸어 아기자기 카페와 식당, 조그만 가게들이 많은 Hayes로 향했다.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의 또 다른 친구를 내게 소개시켜주기 위함이었다. 출판편집인을 꿈꾸는나에게 같은 동종의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나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


따뜻하다못해 뜨거운 태양빛을 쬐며 걸어가는 그 길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작게 맺혀도 가장 추운 여름을 가진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에서 이런 따사로운 햇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안개끼고 흐린 하늘만 마주하다가 정말 에메랄드보다도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어 감사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작은 악세사리 공방에 들어가보았다. 유난히 얇은 반지들과 팔찌, 목걸이들이 많았는데, 그 중 내 눈길을 사로잡은 건 아주 작은 페리도트가 얇은 은밴드위에 올려져있던 반지. 내가 태어난 8월의 탄생석을 품은 그 반지를 구입하는데, 왠걸, 50% 세일이라니. 횡재, 아니 요즘 말로 득템했다!


내가 꿈꾸는 일에 대해 조언해줄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만난 탄생석 반지라. 왠지 나의 럭키참 Lucky Charm 이 될것만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다. 발걸음이 가벼웠다.


브라우니와 도넛, 아이스티와 아이스 라떼를 마시며 우린 한참을 책에 대해, 서로의 인생에 대해,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군가와 같은 열정을,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 그것을 공유하고 나눌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꿈꿔왔던 것을 이뤄낸 그 친구도 정말 대단했고, 또 여기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지속해나가고 싶다는 그의 목표가 아름다웠다. 그 시간에 감사했다.


집에 돌아와서 그에게 감사의 이메일을 쓰고, 그가 출판한 책을 구입했다.

그러고 나서 문득 드는 생각,


'나 오늘 참 행복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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