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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차 Sep 07. 2021

코로나 끝나면 어디 가고 싶어?

어떤 사업가가 코로나라는 병균을 퍼뜨려 전 세계를 마비시킨다.

모두에게 백신을 맞을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몰고 간다.

(이와 중에 백신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겨 잠시 당황한다.)

백신 접종이란 명목으로 사람들 몸에 아주 작은 칩을 심는다.

앞으로 모든 게 데이터화 되고 개인적인 일상은 다 읽혀버린다.

이게 인터넷에서 떠돌던 백신 공포담의 하나였다.

이게 진짜라면 너무 무섭지만 조금 그럴듯하다.    

 

그런데 최근 더 공포스러운 이야기가 상상됐다.

요즘 트위터에 백신 부작용이 자주 올라오는데

정말 많은 여성들이 생리불순과 하혈을 겪고 있다.

설마 이거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

외계인들이 벌인 짓이 아닐까?


이상반응이 쏟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인과성이 밝혀지지 않아서

병원에 가도 의사들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이걸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연구기간이 1년이라고?

한국인의 빠르기로!!!!

조금 더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


백신을 맞고 몸에서 이상한 반응이 나왔을 때

이 불안함과 답답함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을까?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같은 사람도 있다.

백신을 맞고 반응이 있으면 더 건강한 거라는 말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나와 남편은 조금 걱정이 됐다.

그런데 이것도 팩트가 아니라 ‘그렇다고 한다’라는 식이었다.

의사들도 그 말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     


과연, 백신은 과연 효과 있는 걸까?

하버드 교수가 백신의 무용성을 주장했다.

백신을 반대하던 미국의 한 디제이는 코로나로 사망했다.

이게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뉴스다.

정말 헷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백신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일이다.

조별과제를 혐오하지만

지금은 팀플레이를 해야만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일상을 꾸려 나가는 일이다.

한 번도 겪지 못한 불안과 공포 속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매뉴얼 같은 걸 만들어 보는 일이다.


첫째, 20분마다 따뜻한 물을 마신다.

코로나로 사망한 시신 부검 후에 밝혀 낸

이 바이러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기도를 끈적한 가래 같은 점액질로 막은 후

점점 굳어지게 만들어서 허파와 기도관을 막아

호흡을 힘들게 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입안을 촉촉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수시로 따뜻한 물을 홀짝거리면

혹시 모르게 침투한 바이러스를 삼켜

독성 바이러스가 폐로 가는 걸 막을 수 있다.   

  

둘째, 내가 좋아하는 세계로 빠진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유퀴즈에 나오는 황정민 클립을 봤다.

<달콤한 인생>을 찍을 때 얼굴에 흉터(흔히 말하는 칼빵)를 만들자고 한건

본인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조연이었고 잠깐 나오기 때문에

관객들이 첫인상에 ‘말도 안 되는 저 썩은 인간이 누구지?’

라는 잔인해 보이는 이미지가 바로 박혀야 했단다.

그런 노력을 들으니 요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이런 노력 같은 건 지금 아무런 소용이 없어’와 같은 내 마음에 에너지가 생겨버렸다.

천하의 코로나 바이러스도 황정민의 열정 앞에선

다 도망갈것 같았다.


“어릴 때 좋아했던 배우들 알 파치노 로봇 디니로 나오면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보는 거예요

너무 좋은 거예요

그 이야기가, 그 배우가 연기하는 인물들이”

그가 인터뷰에서도 이렇게 말했듯이

나도 당신이 나오면 너무 좋다.   

이걸 말하는 황정민의 표정이

'코로나가 뭔데? 그딴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셋째, 코로나 끝나면 어디로 여행 가고 싶은지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사소하고 시시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이토록 한 치 앞을 모르겠던 시절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내 하루하루 작은 일상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는 일본으로 가고 싶다.

일식을 그렇게 좋아하지만

아직 일본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남편을 데리고 식도락 여행을 가고 싶다.

거기엔 미국과는 정반대의 세계관이 있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낡고 작은 밥집의 근사함.

대대손손 가업을 물려받은 도넛 집 우동집 초밥집 만두집을 누비고 다니고 싶다.

내가 좋아했던 그 세계가 코로나라는 고약한 것에도

망가지지 않고 잘 견뎌내며 그 자리에 있는 걸 보고 싶다.

내가 아끼던 세계가 여전히 아름다운지 확인하러 가고 싶다.

어떤 생채기가 났다 하더라도 좋다.

그걸 짊어지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현장을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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