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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꿀랭 Sep 24. 2021

육아일기

2019년 5월27일 서아 만나기 4시간전  (잠깐 진통 쉬는 사이)

엄마는 유도분만 하는 날에도 아침에 6시에 일어나서 머리 고데기 빡세게 말고 풀 메이크업을 하고 갔어.

담당 의사선생님과 아빠가 혀를 내둘내둘 렸지 ㅋ

이런 여자야.....남자들 한테 잘 보이기위해 다리털은 밀지 않는 여자인데...

너를 처음 만나는 순간에 이뻐보이고 싶어서 새벽부터 신경 좀 썼어.

어때? 처음 나와서 엄마 봤을때 이뻤니? 호호

6월30일 

서아가 집에 온지 한달이야.

집 구성원으로 너희 아빠랑 나 둘 뿐인 그시절이 생각난다.

집에 서열1위였던 빛나는 엄마의 전성기 그시절 크

그리고 너를 임신하고 나서  양가 서열1위였던 빛나는 그시절 크

그런 시절이 있었지..

지금 엄마와 아빠는 서열1위 최서아 수발을 들기위해 언제든 전투태새를 갖추고 있어

밥먹을때도 잠잘 때도 심지어 화장실에서 조차도..

엄마 아빠는 삐치고 기싸움할 시간이 없어.

빠르게 포기하고 화해하고 다시 전투태새를 갖춰야해.

오늘은 왠지 서열1위 였던 그날이 어렴풋이 그리우면서 웃음이 난다. 히히

7월의 어느날 

평소보다 자지러지게 우는 너를 안고 온도도 재보고 

안아 보고 눞혀보고 다시 안아주는데도 자지러지는 너를 향해

"엄마는 서아를 위해서 뭐든 될 수 있어" 라고 말해버렸어.

원래 "엄마는 널 위해 뭐든 할수 있어"라고 하지 않는가?

-추신 , 역시 엄마는 다른 엄마랑 다른게 특이한 것 같다.

엄마는 뭐가 아직도 되고 싶어 되고 싶고 하고 싶은게 많아 서아야.

8월30일 100일을 앞둔 시점

서아야 . 아빠가 글쎄 엄마 생일에는 회식하더니 너 100일에는 집에오드라.

그리고 집에와서 너를 안고

엄마 설거지 하는데 와서 

서아 왜이렇게 귀엽냐고 방으로 데리고 가서 불까지 켜주면서 거울로 

너 귀여운 것좀 보라고 그러드라.

자기 딸이지만 정말 귀엽단다. 

그러면서 엄마의 아빠(할아버지) 생각이 났어

'내가 이토록 소중하고 사랑 받는 존재였다니.'

'내가 한남자에게(아빠) 한 여자에게(엄마) 이토록 소중한 존재라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존감이 뿜뿜 차오르는 밤이였어.

너를 통해 새삼 알아가는게 많아 고마워

받은 사랑 너에게 모조리 줄께 기대해도 좋아

9월2일 엄마 생일

처음으로 갖고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던 생일이였어

너의 존재만으로 엄마의 모든 결핍이 채워지는 한해 였던 것 같아.

10월 

서아야 다른집 애들은 분유 먹고 힘들게 수면교육한데

너는 엄마가 때때로 모유 먹이고 안아재우고 휴 너 증말 호강한다.

평생효도 3살까지라던데

나도 평생 희생 3살까지 할께 우리 서로 만 3살로 서로 계산 끝내자.

사랑한다.

추신, 생각해 보니 너는 다른집 부모랑 나를 비교하지 않았는데

나는 너랑 다른집 아가를 비교했구나.. 미안해.

11월

자고있는 서아 얼굴을 보는데.

행복하게 잠결에 미소를 띄며 방구를 뿌앙 끼던 너...

낮에도 맘마 먹으면서 똥싸더니

우리딸 멀티 플레이어구나..

12월

서아랑 맞이하는 첫번째 크리스마스

서아는 올해는 너무 많이 울어서 산타할아버지 한테 선물

못받겠다 하하하하

쌤통이다 이놈아! 하하하

추신, 내년엔 서아가 좀만 울어서 산타할아버지 한테 선물 받을 수 있게

엄마가 서아 마음을 잘 읽어볼게 사랑해 

2020년 1월

2020년 새해가 밝았어 근데 요즘 정신 없어

우한폐렴이라는 병 때문에 전세계가 난리야.

서아야. 지구에서 사는 건 보통일이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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