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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야맘 Jan 06. 2022

내 아가, 알다가도 모르겠는 너

24시간 꼼짝없이 붙어있는데 다 안다고 확신하면 안 될 것 같아

작년 연말에 집 근처 어린이집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

22년 3월(아기 14개월)에 어린이집을 보낼지 말지, 어린이집은 어떤지 겸사겸사 문의하러 갔다.


집에서는 내가 샤워만 하러 가도 엄마를 찾는 아기라

남편이 아기를 안은 채로 화장실 문가에 서있고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샤워할 때도 종종 있었던 터라

(앗 나의 프라이버시는 어디에ㅠㅠ)

22년 3월 봄학기도 좀 이르다고 생각했었고

만약 보내더라도 오전만 보내고 적응기간을 오래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원장님과 약속한 오전 11시쯤 어린이집에 가자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아기를 안고 원장실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아기가 답답했는지 내려달라고 칭얼거렸다.   

나는 원장실 바닥에서 아기가 놀 줄 알고 내려놨는데

아기는 의외로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 했다. 아무래도 밖에서 노는 다른 아이들이 재밌어 보였던 것 같다.

원장 선생님의 배려로 상담받는 동안 보조선생님이 아이가 잘 노는지 지켜봐 주셨다.


첫아이고 첫 기관 상담이라

이런저런 걱정에 질문이 많아서 나도 모르는 사이 상담이 꽤 길어졌는데(대략 4,50분)

그사이 우리 아기는 울지도 않고 엄마를 찾지도 않았다. 


보조선생님 말로는 볼풀장에서도 놀고

비교적 한산한 인원수의 반에 들어가서 장난감 가지고도 놀고

아주 잘 놀았다고 한다.


앗, 너 엄마 껌딱지 아니었어?!


내 배로 품고 낳아 1년 남짓 24시간 내내 붙어있는데

나는 벌써 내 아이를 100%다 안다고 확신할 자신이 없다.


엄마가 잠시만 없어져도 울고 오랜만에 보는 식구들이랑 만나면 울 때는 내성적인 것 같다가도

문화센터에 가서 선생님을 졸졸 따라다니고 이 친구 저 친구에게 다가갈 때는 파워 인싸인 것 같다.


집에서 엄마 아빠 셋 이서만 있을 땐 어리광을 부리고 싶다가

밖에 나가면 사회성이 발현되는 걸까?

365일 24시간 붙어있는 아기지만 아직 내 아기를 모르겠다.


육아의 최종 목표는 독립이고

아이는 부모와 별개의 존재라고 하긴 하지만

새해가 되어 이제 막 돌이 된 아기를 다 안다고 확신하면 안 될 것 같다.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기한테도 사회생활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 

재밌기도 하고 아주아주 약간은 서운하기도 하다ㅎㅎ 

(벌써 이 아이를 잘 모르면 앞으로 점점 더 모를 것 같다는 생각에...ㅎㅎ)


아기를 키우면서

이 아이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또 몰랐다가 다시 알아가는 것을 반복하는 것 같다.

오히려 아이에 대해 다 안다고 확신하는 게 더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

확신하다가 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너는 이런 아이야"라고 주입할 수도 있고

'이런 아이가 아니야'라는 걸 깨달은 다음 부모가 충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내 아이가 어떤 성향, 기질이든 간에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줄 부모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아가 엄만, 아직 너를 잘 모르겠어

하지만 누구보다 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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