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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위의 구름, 말도 안 되는 풍경

해발 3200미터의 고산지대의 삶은 어떤지 아세요?

by 다정한 똘언니

페루에서 내가 지냈던 Huancayo 우앙까요라는 도시는 페루의 지방도시이다. 이동을 하는 방법은 경비행기로 이동을 하거나 대부분은 버스로 이동을 하곤 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고속버스는 맞지만 이동시간이 최소 16시간에서 최대 24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사실 수도 리마와의 도로상의 거리는 300여키로라서 서울에서 전남을 가는 정도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있는 우리와는 달리 남미 페루는 산을 깍아놓은 길밖에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고속버스가 산을 넘나드는 것.


게다가 산을 깍아놓은 길은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해서 한쪽에서 차가 내려오면 다른 한쪽은 한동안 사고가 나지 않도록 피해주고 있다가 모든 차들이 가고 나면 다시 출발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예측할 수도 없거니와 오래걸리기도 한다. 나는 경험하지 않은 일이지만 다른 여행객들의 경우에는 버스를 타고 지역을 이동하면서 버스강도를 당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제법 들었다.


우리는 리마 호르헤 차베스 공항에 도착을 한 뒤, 3일 정도를 리마에서 지내다가 여독이 좀 풀리고 난 뒤에 버스를 이용하여 우앙까요로 이동을 했다. 장거리를 갈때는 대부분 침대버스를 이용하는데 bus cama라고 한다. (부스까마) 침대버스라는 뜻인데 1층 2층으로 되어있고 1층은 180도까지 눕혀지는 플랫이고 2층은 그보다 각도가 좀 덜한 좌석으로 배치가 되어있다.


버스 안에는 화장실이 하나씩 비치가 되어 있다. 하지만 출발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 마저도 이용하기 너무 어려워진다. 워낙 오래걸리고 장시간을 탑승 하다보니 1,2층에서 사람들이 화장실을 제법 많이 이용하고 용변들이 결국은 넘치기도 하는등 불상사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 냄새도 심각하고 진짜 최악은 버스 바닥에 대소변이 흘러다니기도 한다는 것이다.


1층 뒷자리 쪽에 자리를 배정 받으면 오래된 버스의 경우 엔진소리가 버스 탑승 내내 들리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잘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다보면 산을 넘어다니니 안데스 산맥 만년설이 있는 공간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그럴때는 손발이 부풀어올랐다가 순간 가라앉았다가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고산지대에 올라갈수록 산소가 줄어들기 때문에 숨 쉬기도 어려워지고 흔히 알고 있는 고산병이라는게 오기도 한다.


고산병 약도 있지만 사실 케바케라서 약빨이 잘 듣는 사람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그럴때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국에서 산소캔을 구매하는 것이다. 고산병은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서 내 신체가 나 죽겠어~~ 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소공급을 바로바로 해줘야한다. 고산지대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나 고산지대로 여행을 가는 아이들의 경우에 폐에 상처를 입는 아이들도 제법 있으니 고산지대의 여행은 늘 조심해야 한다.


제일 큰 함정은 밤에 잠을 잘 때 천장을 바라보고 똑바로 눕질 못한다는 것이다. 똑바로 천장을 보고 누워 잠을 자다 보면 갑자기 숨이 막혀서 일어나진다는 것. 고산지대에서는 늘 옆으로 누워자거나 자는 자세를 자주 바꿔줘야한다. 자다가 숨이 막혀 일어나기 싫다면...

겉으로 보기에도 큰데 막상 걸어올라가면 더 크다. 높이가 11미터가 좀 넘는다고 했던 기억.

우앙까요에 도착하고 하루가 지났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그곳의 한인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주말에 함께 택시를 한 대 빌려서 우앙까요 근교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중남미의 특징 중 한가지는 카톨릭 국가라서 어디를 가나 성모마리아 석상이 작던 크던 존재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성당이 늘 존재를 한다. 좋은점은 머리가 복잡하거나 조용히 있고 싶을때 아무 성당이나 들어가 가만히 앉아있어도 되고 기도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앙까요 시내에서 차를 타고 40여분 달리자 나타난 정말 큰 성모마리아상. 이 곳은 마리아 머리까지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특별함이 있었다. 문제는.. 고산지대라 숨이 그냥 있어도 가쁜데 계단을 타고 어디까지 더 올라가야 한다는건지를 모르겠어서 아주 위험한 여정이 될 것이라는.. 하지만 올라갔따 왔다는 후문.. 생존했습니다!!! 네!!!

대전에서 오래 일을 했다던 현지인. 그런데 한국어를 못하는게 함정이다.

저 분은 아직도 페루 우앙까요에서 잘 지내고 계시리라 믿는다. 우리 딸 4살때 택시 기사님과 마리아상에서 한 컷. 기사님은 저때당시 몇년전에 한국에서 일을 하셨다고 했다.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을 하셨는데 아쉽게도 한국어는 배우지 못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와의 소통은 원활하지 못했던게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우앙까요에서 몇 안되는 한국인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서 정말 많은 문화이해를 하게 됐던 시간이었다.


먼저 한국에 있을때는 이랬었는데 한국인들은 아직도 그러느냐 라는것도 물어보셨고 본인이 한국에 살았을때 좋았던 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국을 가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하지만 페루사람이 한국을 가려면 비자를 신청해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여간 힘든일이 아니긴 한 것같다.


우리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서 당연한 삶을 보장받고 살고 있지만 페루에서는 훨씬 발전도 느린 상태에서 다른 나라에 나가 외노자의 삶을 살아보고자 하더라도 정말 꼼꼼하고 깐깐하게 여러가지들을 심사하기 때문에 페루사람들에게 한국을 간다는 것은 사실 부담이 많이 되는 일이기도 한게 현실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가 발전을 빨리 해서 그런지.. 외국인들이 제법 오고 싶어한다.

가끔 구름이 너무 강하게 몰려오면 무섭기도 했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산등성이에 있는 도시라 그런지 한달여간을 지내는 동안 적응이 안됐던건 하늘이었던 것 같다. 날씨가 좋던 나쁘던 구름이라는건 늘 하늘에 있기 마련인데 진짜 눈 바로 앞에 하늘이 존재를 한다. 그만큼 하늘과 더 가까워진건데 뭉게구름이라도 뜨는 순간 정말 손만 뻗으면 바로 구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단점은 하늘과 더 가까워서 햇살이 더 따갑다. 자외선이 더 강하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리마에서는 못 봤던 선크림SPF100짜리가 있는걸 봤다. 문제는 클렌징이 문제인데 한 두번 클렌징해서 될 일이 아니란거지.. 하하!

저 멀리 보이는 안데스 산맥과 말도 안되는 뭉게구름.

참 신기한 도시이자 신기한 동네다. 듬성듬성 약국이 있고 큰 길가로 나가면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있다. 하지만 이곳도 중국인들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중국사람들은 페루에서 Chifa라는 (치파)중국식당을 대부분 운영하는데 파는 음식들은 중국음식이 아니다. 뭔가 다 섞인 느낌? 굴소스와 닭고기, 파를 넣은 볶음밥을 주로 판매하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페루사람들이 많이 사먹기도 한다.


그리고 조금 돈을 낸다 싶으면 닭고기를 야채 몇가지와 굴소스랑 볶아서 전분물로 점도잡고 걸죽하게 만드는 요리도 있는데 그냥 우리가 다 아는 그런 맛이다. 중국식당이라고 할수도 없고 중국요리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정체불명의 중식당인데 페루사람들은 잘 이용을 한다. 눈을 뜨면 머리위에 강렬한 햇살과 만화에서 나오는 구름, 하지만 시원한 바라밍 존재를 한다.


어딜가나 관심있어하고 궁금해하는 친절하고 순수한 페루사람들과 빼곡하지 않아 눈이 시원했던 우앙까요. 그곳에서의 두 번째 이사가 시작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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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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