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과 임차인 각자의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다.
아파트도 있고, 수익형 부동산도 있다. 한 채, 한 채 늘려가다 보니 어느새 개수가 많아졌다.
지금은 21채가 되어버렸다.
21개의 부동산이 있고, 그 안에는 21명의 임차인이 있다.
그중 13곳은 개인 명의 임차인이고, 8곳은 회사 명의 임차인이다.
91년생이 가장 어린 임차인이고, 51년생이 가장 연세가 많다. 71년생 외국인 임차인도 있다.
연령대와 국적이 다양하다.
8년째 묵묵히 살아주시는 분도 있고, 1년째 갓 들어온 분도 있다.
가족이 사는 집도 있고, 혼자 사는 집도 있다.
각자 다른 루틴으로 살아가고 있다.
내 기준에서는 단지 ‘한 채, 한 채’에 불과하지만, 그분들에겐 인생에서 중요한 공간이다.
일터에서 지친 몸을 눕히는 곳이고, 아이를 키우는 보금자리이며, 어떤 이에게는 인생의 출발점이다.
때론 연락이 뜸하다가도, 때론 수리 요청이 한꺼번에 몰아칠 때가 있다. 보일러가 고장 났다는 연락이 오면 그 집의 겨울을 떠올리고, 누수가 났다는 연락을 받으면 그 집의 하루를 상상하게 된다.
나는 임대인으로, 그들은 임차인으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
나는 임대인으로서 집을 ‘자산’으로 바라본다. 등기부 등본의 숫자와 수익 구조가 먼저 보인다.
하지만 임차인에게 집은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생활' 그 자체다. 아이 키우는 공간이기도 하고, 늦은 밤 지친 몸을 눕히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지붕 아래의 가치를 나눈다. 나는 투자자로서의 계산을 하고, 그들은 거주자로서의 추억을 쌓는다.
계약 한 장에도 서로의 사정이 묻어 있다.
그걸 잊지 않는 것이 오래 임대업을 이어가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