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결혼,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상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고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파트너는 우연히 기적처럼 모든 취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롭고 흔쾌하게 취향의 차이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283 page)
후자(사랑하기)를 실행할 준비가 된 동시에 전자(사랑받기)에 대한 우리의 비정상적으로 위험한 집착을 인식할 때 결혼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281 page)
결혼을 하고, 난관을 겪고,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고, 한 사람이 바람을 피우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러브스토리다(28page)
언제나 봐도, 언제나 들어도, 언제나 경험해도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은 것이 바로 남녀의 사랑이야기 일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나 TV에서는 매번 더 다양하고 너 낭만적인 모습의 사랑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고, 이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이러한 낭만적인 사랑의 시대에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이 책은 굉장히 다른 부류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고, 아래 부분이 이책의 내용을 굉장히 잘 보여주고 있다.
"결혼을 하고, 난관을 겪고,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고, 한 사람이 바람을 피우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러브스토리다(28page)"
책의 제목 또한, 연애는 굉장히 낭만적이나 이 낭만의 결과물인 결혼과 그 이후의 삶은 굉장히 일상적이라는 핵심 메세지를 잘 담고 있다. 이렇게 낭만주의 사랑의 시대에 돌을 던지는 이 책이 사람들의 외면을 받을 수도, 오히려 대환영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색적이고 자극적인 삶의 요소들은 잔잔한 우리 삶의 활력소가 되어 준다. 하지만 항상 그런 자극만을 기대하고 살기에 우리의 삶은 굉장히 일상적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평범한 일상이 주는 안정감과 행복감은 어떤 것보다 귀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님의 31년 결혼생활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며 무한한 존경심이 생겼고, 과거 나의 연인과 현재 나의 가족과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는 소소한 일상에 굉장한 감사함을 느꼈다. 이것을 느끼기만 해도 이 책은 나에게 충분한 값어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운전이 공부만으로는 배울 수 없듯이, 물론 결혼이 공부한다고 배워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운전법규와 자동차에 대한 공부는, 실전 운전 할 때에 실수를 분명히 적게 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물론 내 삶에서도 쌈마이웨이의 김지원이나 태후의 김태희 같은 사람이 등장하여 낭만적인 사랑을 하고 낭만적인 결혼생활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지만, 드라마는 단순히 재미로만 즐기고 평범한 일상속에서의 사랑이 주는 행복감을 기대하고자 한다.
고린도전서 13장에 이와 같은 말씀이 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남녀 사이의 불꽃이 튀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바로 위와 같이 일상속에서의 서로를 향한 실제 모습과 행동들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