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2n년차, 프리랜서 페이 vs 최저시급

프리랜서인지 알바생인지 정체성이 흔들린다.

by 뿌뿌


이제는 다른 인생을 살아야겠다 생각하여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즈음에

프리랜서 일을 같이했던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확실히 메이드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들어가려는 일이 있는데 같이 하지 않겠냐고,,


그렇게 일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는 일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새 일자리를 구하니 일이 들어왔다.

나는 이제는 더 이상 프리랜서 일을 안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또 제안이 들어오니 다른 생각이 들었다.

벌이가 다른데,,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그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근데 만약 주말에 출근을 하라고 한다면? 나는 지금 새로운 일을 구한 지 일주일 밖에 안 됐는데

일 시작하자마자 몇 달도 안 하고 바로 그만둔다고 하는 그런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사실상 ‘돈’만 생각하면 그만두고 프리랜서 일을 선택하는 건데

우리 업계상 일이 들어간다 해서 반드시 메이드 되는 것은 아니다.

하다가 또 엎어져서 백수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하루를 곰곰이 고민해 봤다.

고민해 보고 내린 결론은 세상 제일 게으른 나였지만 ‘투잡’을 뛰자! 였다.

일단 선배한테 주말에는 가족 일을 도울 게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죽어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못 말하겠다)

선배는 당장은 주말에 출근할 일은 없으니 괜찮다고 했다.

그렇게 나의 투잡 라이프가 시작이 되었다.


편의점 알바, 쿠팡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번듯한 회사로 다시 출근을 하니

느낌이 새로웠다.

어떤 곳에서는 내가 제일 낮은 위치였는데 지금은 또 다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만 할 때는 자존감이 조금 내려간 느낌이었는데

프리랜서 일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게 되니 내가 진짜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존감이 올라갔다.


하지만 또 오랜만에 머리를 굴리려니 스트레스가 확 올라오면서

‘편의점 알바 할 때는 마음이 편했는데..’하면서 자꾸 편의점 알바하는 날이 그리워졌다.


프리랜서 일은 매일 출근은 아니었다.

일주일에 2번 출근을 기본으로 하고

프로젝트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집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회의 때 만나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투잡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잠시

프로젝트가 엎어졌다.

난 딱 3번 출근을 하고 다시 ‘아르바이트’만 하는 아르바이트 생 신분이 되었다.

프리랜서 일은 항상 이런 식으로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근데 프로젝트가 엎어졌을 때 나는 왜 내심 기뻤을까.

이미 내 몸은 ‘뇌’를 쓰는 일이 아닌 ‘몸’을 쓰는 일에 익숙해졌던 탓일까?


프리랜서 일을 의뢰했던 업체에서는 프로젝트가 엎어졌어도 일을 했기에 ‘페이’를 측정해 줬다.

원래 받던 급여 기준으로 주지는 못하고 더 적게 준다 하였지만

‘최저시급’ 일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돈의 금액이 전혀 상관없었다.


그렇게 몇 주가 흐르고

3일 출근을 했던 프리랜서 일 페이가 입금되었다.


그리고 몇 주 후 한 달 중 10일을 일했던 편의점 페이도 입금되었다.




앉아서 머리를 쓰며 3일 일한 돈과 몸을 쓰며 10일 일한 돈

언뜻 보면 금액에 차이가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차이가 크게 없기도 하다.

7시간 내리 머리를 쓴 것과

7시간 중 순수 노동시간은 2~3시간인 편의점 일,

뭐가 더 좋았냐 하자면 편의점 일이다.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되고 나 혼자 있으면 되고

그리고 재미있다.

머리 쓰는 일은 재미있긴 하지만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고

사람들과 계속해서 교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3일 동안 잠시 일을 했고

엎어졌을 때 그렇게 슬프지 않았지만

또 일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역시나 나는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 못했나 보다.


그렇게 다시 소중해진 나의 ’알바‘

쉽고 재미난 알바라고 생각한 순간 또 한번의 ‘고난’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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