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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파람휘 Jul 21. 2022

출근전 당신의 모닝 루틴은 어떤가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싫었던 적이 있었다. 어제와 조금 다른 오늘, 새로운 도전과 환경을 추구하고 즐기던 나는 반복되는 일상이 다람쥐 챗바퀴 돌 듯 느껴져 지루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불혹에 들어서면서 루틴한 일상,  규칙적인 삶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다. 소위 할머니 수면 패턴으로 저녁 약속이 없는 날은 집에서 아이들을 재우며 일찍 잠들거나 숙제를 봐주며 꾸벅꾸벅 졸 정도로 초저녁 잠이 쏟아지지만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새벽 6시에 일어나면 여전히 몸은 30세 이후 시작된 노화로 천근만근이지만 여전히 일주일 중 대다수의 날을 재택하다보니 오늘은 집에서 할지 또는 미팅 간격이 좀 여유가 있는 날인 경우 멋진 카페에 가서 일할지 생각하고 옷은 무엇을 입을 지 생각한다. 정신이 좀 들면 핸드폰으로 아이들 학교 자가진단체크를 한 후 회사 미팅 일정을 확인해 내 하루 동선을 그려본다. (아침준비를 해주시는 시어머니 뷰에선 며느리가 아침에 일어나 아침상 차리는 걸 안 돕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 깔짝(?)거리는 모습이겠지만, 이 루틴은 실제 하루를 매끄럽게 이어나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여유있게 딸과 나란히 앉아 차와 커피를 즐기는 모습은 당연 주중 아침에서 찾아볼 수 없다. 


나의 출근 전 아침 루틴 주요 포인트만 요약하자면, 


1. 돌덩이가 되어버린 목, 승모근 되살리기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물론 십여년간 컴퓨터로 일을 하다보니 거북목과 어깨 통증을 달고 살지만 갈수록 뭉칠대로 뭉쳐 돌덩이 같은 목 어깨 부위 근육은 아침이 되면 기상 나팔 대신 두두둑 소리를 내어준다. 특히 술 마신 다음 날은 누가 밤새 내 어깨를 때린 것 같은 느낌이 나는데 이제 술을 자제해야 할 때가 되었나 가끔 슬프다. 돌덩이가 되어 무생물이 된 나의 어깨와 목을 마사지 볼로 슬슬 어르고 달래가며 아픈 걸 참고 풀면 그나마 하루를 버틸 수 있는 몸이 된다. 

간간이 받는 마사지와 필라테스, 도수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통증을 위해 집에 구비되어 있는 마사지볼, 블럭, 폼롤러 등 


2.하루 일과 그려보기 및 OOTD 선택하기  

앞서 간략히 언급했듯 외자사 근무로 주1~2회 출근인지라 재택인 경우 동선을 꼼꼼히 짠다. 내 업무를 잘 해낸다는 전제하에 재택인 날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아이들 케어와 나의 정신 건강을 위해 힘쓴다. 오늘 아이들 병원 스케쥴이 있다고 하면 미팅 없는 중간에 라이드할 수 있을지 (기본 베이스는 어머님이 케어해 주심) 혹은 집 근방 5km 이내 있는 어느 멋진 카페 가서 일할지 생각하며 행복해 한다. 먹고 마시며 즐기는 삶의 자율성이 보장될 때 일의 효율도 그만큼 올라간다. 그 날 미팅, 저녁 약속 멤버에 따라 입을 옷을 미리 생각해 둔다. 


3. 아침 라디오 듣기 

아무래도 회사에서 영어를 많이 쓰다보니 머리가 맑은 아침시간 영어로 그날 뉴스를 들려주거나 유용한 expression을 소개하는 라디오를 아침에 즐겨 듣는다. KSB Cool FM 조정현의 굿모닝 팝스을 들으며 정신을 깨우고 이따 샤워 후에는 TBS eFM This morning with Henry Shinn 을 듣는다. 오전에 집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있다 어머님이나 남편이 하는 말을 잘 못 알아듣고 잔소리를 듣지만 난 꿋꿋이 내 갈 길을 간다. 


4. 아이들 다리 쭉쭉& 쪽쪽해주고 아침 등교 시키기 

두 아이들 모닝 뽀뽀로 깨우고 다리를 주물러주며 잠을 깨운다. 감사하게도 아이들은 아침 6시 40분에 크게 징징거리지 않으며 잘 일어나주는 편. 초1, 초4가 된 아이들은 내 스케줄도 바쁘지만 벌써 아이들의 스케줄도 바빠 저녁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날을 제외하곤 주중에 대화를 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초등학생인데 벌써 이렇다니 더 시간을 쪼개서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서 오전 등교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라 몇 분이 채 안되지만 동행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이 모든게 끝나고 나면 영양제와 커피수혈로 하루 에너지를 충전 후 이제는 더 이상 정형화된 출근이 아닌 컴퓨터로 로그인을 한다. 저마다의 모닝 루틴이 있겠지만 오늘 하루를 자율적인 선택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음에, 건강히 살아있음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루를 시작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출발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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