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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꿈 Oct 20. 2022

닮았대요

현꿈의 글 '스무사흘'

    우리들의 글자국, 열다섯 번째




       나의 공간에 나의 글을 남깁니다.



닮았대요


                            현꿈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저씨

내가 아빠를 똑 닮았대요


아빠 한 번

나 한 번

쓱 봐요


옆집 사는

아주머니

내가 엄마를 똑 닮았대요


엄마 한 번

나 한 번

쓱 봐요


아빠를 똑 닮아

엄마를 똑 닮아

엄마 반 아빠 반

나는 반반일까요?


아닌데

안 닮았는데

어디가 닮았지?

고개가 갸우뚱


그럼 나를 닮은 사람도 있나?

내 동생은

날 닮았대요



 누구를 닮았다는 말 들어봤나요? 여러분은 누구를 닮았나요? 엄마, 아빠를 닮았나요? 할머니, 할아버지를 닮았나요? 친척을 닮았나요? 오늘의 시 주제는 ‘가족’입니다. 얼굴도 성격도 하는 행동도 참 닮은 가족입니다. 가족은 여러분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떠올리며 시로 표현해봅시다.




닮았대요


어딜 가나

아빠 닮았다.

엄마 닮았다.


참 많이 듣는 말이다.

근데 알고 보면

진짜 닮았다.



닮았대요: 붕어빵, 데칼코마니, 판박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처럼 똑 닮았다. ‘빼다 박았다’는 말이 떠오른다. 누구와 이토록 닮았을까? 가족이다. 가족은 서로 닮았다. 당연히 유전자의 힘이다. ‘부모의 형질이 고스란히 자식에게 넘어가 부모의 외모, 성격 심지어는 습관까지 닮는다.’는 유전의 원리다. 역시 유전자의 힘은 강하다. 아이들에게 “가족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 사람?” 물으니 거의 다 손을 들었다. 닮은 사람도 다양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언니, 오빠, 형, 누나, 동생...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


“어디가 닮았어? 궁금하네~.”

높은 콧대를 닮았단다. 얼굴형이 아주 똑같단다. 키가 다 크단다. 눈매도 닮았단다.

“그럼 겉모습만 닮았어?”

“혈액형이 같아요.”

“MBTI도 같아요.”

“음식 취향 같아요.”

“TV 보는 모습이 같아요.”

좋아하는 것도 같고 성격도 하는 행동도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걸 발견한다. 어릴 적부터 같이 살면서 보고 배운 후천적 영향도 있다. 같은 것도 닮은 것도 참 많았다.


 잘 때 모습이 똑같아서 놀란 적이 있다고 했다. 동생과 자는 모습이 똑같아서 엄마가 그렇게 예쁘다고 했단다. 상상된다. 옆 반에 쌍둥이 동생이 있다. 똑같이 생긴 아이 둘이 자는 모습까지 똑같으니 얼마나 예쁠까? 모습도 하는 행동도 똑 닮은 가족이다.


 자기가 여자 버전인 게 누나란다. 너무 닮아 마스크를 쓰면 거의 쌍둥이란다. 한 아이는 한사코 자기는 아니라고 누구를 닮지 않았다고 고집한다. 나는 나를 닮았단다. 나는 나다. 틈만 나면 나대며 맨날 약을 올리는 동생 때문에 힘들다는 아이까지 모두 가족 이야기가 나오니 들떴다. 한참 신나게 가족 이야기를 늘어놓다 첫 교시 수업을 시작했다.




도플갱어


엄마는 말해요.

너희는 도플갱어라고 말해요.

왜 도플갱어일까요?

우리는 왜 도플갱어일까요?


엄마에게 물어보니 우리는 닮았대요.

얼굴이 닮았대요. 행동도 닮았대요.

성격까지 닮았대요.


이제 알겠어요.

엄마가 우리를 도플갱어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어요.



도플갱어

 똑같이 생긴 사람을 ‘도플갱어’라고 한다. 지구에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데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 한 명쯤 있을 수도 있겠다. 얼마나 닮았길래 도플갱어라고 했을까? 얼굴도 행동도 성격도 닮았다니 어떨지 궁금하다. 똑같은 두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엄마는 밥 안 먹어도 배부르겠지? 똑같은 두 아이가 커가는 모습 보는 재미가 있겠구나.


 엄마랑 닮았다고 많이 들어봤다. 아빠랑 형이 닮았다고도 많이 들어봤다. 서로 닮은 가족이다. 키만 다르고 똑같이 생긴 그림을 보니 진짜 가족의 모습이다. 아이는 서로를 닮았고 아이는 부모를 닮았다. 내 어릴 적을 보는 것 같다. 내 얼굴이 보이고 내 습관이 보인다. 이렇게 가족은 서로를 닮는다.




닮았대요


엘리베이터 밑에서

마주친 아빠

거울을 아빠와 같이 보며

난 느꼈어요

나의 얼굴의 반이 아빠라는 걸


우리 집에서 본 엄마

전신 거울을 보며

난 느꼈어요

반쪼가리 얼굴이 엄마의 반쪽 얼굴이라는 걸

사랑하면 닮는다던데

헷 오히려 좋아



불쌍하게 닮았다


친구랑 만났는데

친구가 저보고

저랑 저희 강아지랑

닮았대요. (내가 잘생겨서)


친구한테 이렇게 말하니까

뒤통수를 한 대 맞았어요.

내가 잘생겨서

우리 강아지도

잘생긴 거지.



사랑하면 닮아

 내 얼굴의 반은 아빠, 반은 엄마라는 걸 느꼈다. 누가 닮았다고 말한 게 아니라 내가 거울을 보며 느꼈단다. 엘리베이터 거울을 아빠와 같이 보며 느끼고 집에서 엄마와 전신 거울을 보며 느꼈다. 사랑하면 닮는다던데 사랑해서 닮았나 보다. 그래서 더 좋단다.

     

 애완동물과 주인도 닮을까?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사랑하는 강아지와 닮았나 보다. 자신과 강아지가 닮았다는 말에 “내가 잘생겨서 우리 강아지도 잘생긴 거지.”라는 유쾌한 대답을 했다. 친구의 반응도 재밌다. 역시 우리 반 유머 담당답게 오늘도 즐거운 웃음을 자아내는 시를 썼다.




로션


내가 로션 바를 때는

촵촵 쭉 촵촵

바르지만


아빠는 로션을

쭉~ 촵차르촵촵

차르차르 촵차르르촵촵

바른다


나도 어른이 되면

저렇게 로션을

바를지 걱정된다



나도 저럴까?

 나도 어른이 되면 아빠랑 같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닮았는데 나중에는 더 닮을 것 같나 보다. 아빠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고 있는 자기 모습을 보곤 놀랐나 보다.

 

 “00아 아빠는 로션을 이렇게 바르셔?”

아빠는 로션을 이렇게 바른다며 몸소 시범을 보인다. 아주 소리가 리얼하다. “정말 자세히도 봤구나. 아빠가 여기 오신 줄 알았어.” 나도 어른이 되면 저렇게 로션을 바를지 걱정된다는 것도 참 재밌다. 아빠가 로션 바르는 모습을 실감 나게 연기하더니 시에도 자신과 아빠의 모습을 그려뒀다. 아빠는 로션 바를 때 행동이 크고 소리도 크다. 얼굴 닳겠다며 웃는다. 다른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격하게 공감하는 걸 보니 다들 아빠들은 그런가 보다.




가족


우리 가족들과 함께

걸어간다.

빛을 향해서

부모님, 조부모님, 동생과

함께


항상 나의 곁에 있던

부모님

나를 응원해준

가족들


나와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

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


나는 9살까지는

몰랐다.

가족이란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가족은 내가 혼자서

절대 채우지 못할

행복 같은 존재인 것 같다.



나에게 가족은?

 항상 나의 곁에 있다. 나를 응원해준다. 나와 함께 걸어간다. 내가 혼자서는 절대 채우지 못할 행복 같은 존재다. 바로 가족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혼자서는 힘들어도 가족과 함께라면 할 수 있다. 가족은 행복이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소중히 간직한 이 아이가 앞으로도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함께 더 많은 행복을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족 품에 있으면 따뜻하고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준다. 가족은 그런 존재다. 따뜻한 휴식처. 차가워진 마음도 따뜻하게 녹여준다. 힘들었던 하루 끝 가족의 품에서 위로받고 응원 받는다.


 가족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이냐 물으면 나는 가족이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가족이었다.


 셋이라서 아쉽지만, 셋이라서 좋은 튼튼한 삼각형 같은 우리 가족. 그게 우리 가족입니다.  명의 가족이 튼튼한 삼각형처럼 느껴진다.  명이 곁에서 서로를 든든하게 지탱해준다.  개의 선분으로 둘러싸인 평면 도형인 삼각형은  변이 닿아 있어야 삼각형이다.   서로 마주 닿아  가족을 이룬다.



안 닮았는데

 자기는 한사코 안 닮았다며 부정하는 아이도 있었다. 동생이랑 닮았다는데 자기는 아닌 거 같단다. 이 아이는 쌍둥이 동생이 옆 반에 있다. 누가 봐도 쌍둥이인데 멀리서도 똑같이 걸어오면서 안 닮았다고 한다. 똑같이 생겼는데도 말이다. 주변에서 쌍둥이라고 하면 “똑같이 생겼어?” 하는 반응을 숱하게 겪어왔겠지? 앞으로도 계속 듣겠지? 그래서 이제 그만 듣고 싶나 보다. “가족=하트”라고 크게 쓰고 빨간 하트를 그려놓은 걸 보니 닮았든 안 닮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다.



가족에 대한 시

 가족에 대한 소개로 시가 가득 채워졌다. 가족과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쓴 아이, 모두 시끌벅적한 가족을 소개한 아이, 우두머리 탐험가 아빠, 버팀목 엄마, 졸병은 나라며 소개한 아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며 나는 나를 닮았다는 아이, 혈액형은 다르지만 우리 집은 행복하다는 아이, 가족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고 묘사한 아이, 내 유전자는 후라이드 치킨 반, 양념 치킨 반이라는 아이


 모두 가족을 떠올리며 시를 썼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외로울 때도 옆에 있는 가족이다. 항상 나의 편이다. 영원한 나의 편, 가족이다.


 엄마한테 혼나고 몰래 TV 보는 이야기, 엄마와 언니 마중을 가 눈에서 레이저 나올 정도로 유심히 지켜보다 머리를 똑같이 한 다른 언니를 보고 착각했던 경험, 아침에 일어나면 “안녕히 주무셨어요?”, 학교 끝나면 누나 만나 “누나 오늘 뭐 했어?”, 회사 끝난 아빠 만나면 “안녕하세요.”하는 내 이야기를 시로 표현한 아이도 있었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서 세쌍둥이의 아빠가 “아이들을 보면 자동으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세쌍둥이라 세 배 힘들지만 기쁨은 세제곱이다.”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아이들로 정신없어도 아이들로 미소 짓게 된다. 아침마다 힘든 몸 이끌고 일터로 나가는 이유다. 전쟁 같은 아침으로 시작해 끝이 보이지 않는 육아와 집안일 이 산더미 같은 일들을 치르는 이유다. 몸살이 날 만도 한데 오늘도 버텨낸다.


 시라는 걸 통해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시를 통해 직접 전하지 못했던 말을 할 수도 있다. 시의 매력을 아이들도 느끼고 있을까? 다 쓰고 나면 뿌듯한 표정, 다른 친구들의 시를 보며 재밌어하는 표정을 보고 있으면 시의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도 같다. 수줍게 내밀더니 교육과정 발표회 때 내 시를 발표하고 싶다는 아이, 오늘은 시 안 쓰는 날이냐고 묻는 아이를 보니 시 쓰는데 흥미가 붙은 것도 같은데?



아직은 글쓰기가 낯설고 어렵지만,


이런 글 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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