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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꿈 Oct 14. 2022

반가운 초인종

현꿈의 글 '스무하루'

       우리들의 글자국, 열네 번째




        나의 공간에 나의 글을 남깁니다.



반가운 초인종


                     현꿈


띠링

문자 오면

벌써 설레

언제 올까?


띵동

누구세요?

택배요


택배 상자님

먼 길 오시느라

힘드셨죠?

얼른 집 안으로 모셔


궁금하면 열어봐

어서 날 열어봐


얼른 뜯어볼래

이 설렘

선물 받은 것만 같아

간질간질한 이 설렘




 오늘의 시 주제는 ‘선물’입니다. 선물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생일, 어린이날, 파티, 이벤트, 크리스마스 선물, 케이크, 문 앞에 놓인 택배, 선물 상자 리본 등 모두 좋습니다. ‘선물’을 뜯어볼 때의 기분을 떠올려보며 오늘도 기분 좋게 시를 써봅시다.




택배 아저씨가 주는 선물


오늘도 오는 나의 선물

언제? 언제쯤 올까?


두근두근

딩동!


드디어 왔다.

택배 아저씨 수줍게

눈 마주치면서 인사한다.


택배를 열어보면

내가 한동안 기대했던


그 선물.



짜잔~ 서프라이즈~

 선물은 처음 받아 열어보기 전 그때가 제일 기대되고 설레기 마련이다. 선물을 받을지 몰랐을 때, 안에 든 게 뭔지 몰랐을 때 아무런 예상도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가장 놀라운 법이다. 짜잔~ 서프라이즈~ 그래서 선물을 받기 전부터 내내 기대했다. 언제? 언제쯤 올까? 드디어 택배 아저씨가 딩동! 두근두근! 택배 아저씨와 수줍게 눈 마주치며 인사한 뒤 열어보면 그렇게 기대했던 그 선물이 있다. 이 시에는 선물을 고대하다 결국 손에 받아 든 아이의 설레는 마음이 고스란히 잘 드러났다. 이 시를 읽으면 마치 아이가 선물을 받아 들고 열어보는 그 모습을 옆에서 훔쳐보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선물


이 안에 뭐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자꾸 네가 떠올라


너에게 뭐가 들어있어서 내 마음을 흔들까?

왜 나의 설렘은 멈추지 않을까?


궁금해

열어 볼래

나는 아주 설레


궁금증이 풀렸어

이 안에 들어있는 것을 알았어




선물 궁금증


선물 열 때

어떤 선물일까?

한 번쯤 이런 생각

했을 거다.


아니면...

이게 들어있을까?

라는 생각

한번 했을 거다.



궁금해 열어볼래!

 선물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게 무엇일지 궁금해 설레는 마음을 담았다. 궁금한 마음에 자꾸자꾸 상자에 뭐가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도대체 뭐가 들어있어서 내 마음을 흔들까? 왜 나의 설렘은 멈추지 않을까?” 구절은 재밌으면서도 공감되었다.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열어보았고 궁금증이 풀렸단다. 다행이네. 그런데 이게 끝이야? “궁금증이 풀렸어. 이 안에 들어있는 것을 알았어.”로 끝나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었는지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이 아이에게 물어봤다. “00아 그래서 안에 들어있는 게 뭐였어?” 대답을 피한다. 그건 비밀이란다. 옆에서 이 시를 읽던 다른 아이도 알려달라고 궁금하다고 간청했지만,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야 궁금하다고 일부러 말해주지 않는단다. 마지막 여운을 남기는 것까지 완벽하다. 시를 읽는 사람과의 밀고 당기기까지 할 줄 아는 아이다. 시의 끝에 결국 선물이 무엇이었는지 알려줬다면 어땠을까? 조금 허탈했을 수도 있겠다. 상상했던 선물이 아니라면 실망감까지 안겨줄 수도 있을 거다. 그러니 선물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시를 읽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선물


선물은 참 좋다.

주는 것도 좋고

받는 것도 좋다.


언제나 좋은

선물



선물,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뻐

 선물은 참 좋다. 받아서 좋은 것도 맞지만 주는 것도 좋다. 줄 수 있어 좋고 받을 수 있어 좋다. 언제나 선물은 좋다.

“내 생일이 지나고 친구 생일이다. 나도 생일에 선물을 받고 기뻤으니 친구도 기쁘겠지? 친구에게 선물을 주었다. 친구가 나에게 고마워 말한다. 생일은 선물을 주는 사람도 선물을 받는 사람도 기쁜 것 같다.”

선물을 주는 사람도 선물을 받는 사람도 기쁘다고 한다. 선물을 주는 사람이 선물을 받는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때문 아닐까?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선물이다.




따뜻한 선물


특별한 날, 특별하게 내 품으로 들어오는 선물들.

달콤한 케잌 냄새 풍기며 기쁨을 담은 상자들

손 쭉 뻗어 선물 받고 항상 생각한다.


보들보들 인형이어도 괜찮아, 딱딱한 게임기여도 괜찮아.

마음만 담았으면 다 괜찮아.

선물 안, 날 기다리는 그것을 보고 미소 지으며 꼭 안아준다.

선물에게서 따뜻한 온기가 나와, 나도 안아준다.



그 마음만으로도

 특별한 날, 특별하게 내 품으로 들어온다. 기쁨을 담았다. 또 이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어떤 것이어도 괜찮단다. 마음만 담았으면 다 괜찮다고 했다. 선물 상자 안에는 날 기다리는 것이 있다. 보고는 미소 지으며 꼭 안아준다. 그럼 선물에서 따뜻한 온기가 나와 나도 안아준다. 어떤 선물이라도 그 마음만 담았으면 괜찮다는 아이에게서 배려심과 감사함이 느껴진다. 진정으로 선물에 감사할 줄 아는 아이다. 선물 주는 사람의 마음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 덕분인지 선물에서도 따뜻한 온기가 나와 이 아이를 안아주는 것 같다. 이 시에서는 봄날의 햇살 같은 따스함이 느껴진다. 이 시를 읽는 이에게 다가와 그 마음까지 닿는 따스함이다.




택배


띠링

“택배가 배송 완료되었습니다”


이 문자가 너무 신나

맨발로 뛰어갔다.


택배를 뜯었는데...

내 것이 아니라 엄마 것이었다...



이런 반전이!

 택배 아저씨가 상자를 두고 가셨다. 무엇일까 설렜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었다. 내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내 선물이 아닐지라도, 내게 온 택배가 아닐지라도, 괜히 기분 좋아지는 초인종 소리다. 괜히 가슴 설레는 소리다. 내가 주문한 것도 없는데, 나한테 올 게 없는데도 괜히 엘리베이터에서 택배 아저씨 보면, 초인종 소리만 들으면 나한테 올 게 있었나? 생각하며 가슴 두근거리니 말이다.


 “이상한 건 택배다. 물건을 주문하면 나는 택배를 기다린다. 근데 학교, 학원 갔다가 엘리베이터에서 기대하면 없는 택배. 엘리베이터에서 기대를 안 하면 있는 택배. 택배가 와서 좋았지만 부모님 거였다.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내 택배가 왔다.”

 

 내용도 참신하고 시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오 그렇지! 소리가 나왔다. 꼭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택배 아저씨의 수많은 택배 상자 중 내가 기다리는 택배 상자는 없다. 기대하면 실망이 커서 그런가? 오히려 기대를 안 하고 있었더니 내 택배가 왔다. 참 아이러니하다. 이상한 택배 선물이다.



우리 서로에게 선물이 되자

 여름 방학식 날 괜히 아쉬운 마음에 아이들에게 손 편지와 선물 그리고 조촐한 초코파이 케이크를 준비했는데 아이들도 나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었다. “정말 티 나고 힘들고 조금 투닥투닥거렸다”는 걸 보니 마냥 귀엽다. 갑자기 며칠 전부터 도서관에 간다면서 우르르 몰려갔다가 돌아오길래 도서관에서 뭘 하나 싶었는데 한 명이 몰래 와 나에게 귀띔해 주는 거다. 여름 방학식 날 이벤트를 준비 중이란다. “그래? 우리 이제 수업 시작할 준비할까?” 비밀스럽게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 같아 내가 알아버리면 서운해할 것이 분명해 애써 모른 척 못 들은 척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아이가 반 아이들에게 다 말하고 다니는 거다. “내가 선생님한테 다 말했어!! 우리 도서관에서 편지 쓴다고 다 말했어!” 그때부터 반 분위기가 싸해졌다. 말 그대로 ‘갑분싸’. “그걸 왜 말해!!” 굳은 표정들로 원망과 절망이 섞인 포효가 난무했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 깨달았는지 표정을 싹 바꾸곤 다들 아무것도 안 했단다. 둘러대려 노력하는 아이들에 나는 더 ‘엥?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책을 펴고 수업했다. 어색한 아이들의 연기에 깜빡 속는 연기를 하느라 나도 바빴다.


 그렇게 여름 방학식  나는 아이들에게 깜짝 서프라이즈를 선물 받고 선물했다. 화장실을 다녀오니 대뜸  앞을 가로막고는 고민이 있다며 지금  상담을 해야겠다고 지금 반에는  들어간다고 막질 않나.  이렇게  나게 귀여운 아이들이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얼마나 열심히 쓰고 만들고 준비했던지 사랑스러운 이벤트였다. 이벤트  내가 놀랍다는  “너희 선생님이 오늘 마지막인  알고 이렇게 준비한 거야? 어떻게 알았어?” 했더니  명이  말이 끝나자마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었다.  장난에 놀라 우는 아이를 보며 나도 놀라 아이를 진정시키면서도  모습이  귀여웠다. 집에  때도 진짜 거짓말한 거죠? 거짓말 맞죠? 방학 끝나고  오는  아니죠? 물으며 여러  확인받던 아이가 내내 생각났다. 나도 벌써  아이들과의 이별이 두렵다. 벅찬 감정이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순간들 때문에 수많은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 불리는  일을 계속하는구나 싶었다. 분명  학기 동안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일을 계속할  있을까 걱정되는 순간이 많았는데  벅찬 순간 하나가 힘들었던 기억을 전부  덮어버린다. 이렇게 미화된다. 이런 예쁜 모습들을 표현할 형용사가 떠오르지 않아, 내가 아는 단어들로는 감히 표현할 수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선물 같은 아이들이다.



나에게 선물은

 나에게 선물은 어떤 것일까? 다양한 선물들이 쏙쏙 시에 나타났다.

“학교 갔다 집에 오니 엄마·아빠 편지와 선물이었다. 오늘날을 봤는데 어린이날이었다. 난 싱글벙글 웃으며 엄마·아빠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선물 받는 날. 엄마·아빠는 선물을 주겠지? 하고 자고 일어나면 엄마·아빠가 일어났나? 보며 머리 위를 보면 선물이?! 얼른 뜯어야지 우와!”

“내 생일날 맛있는 케이크가 있고 선물도 있다! 뜯으면 인형이다! 내 방에 둬야지!”


“카톡은 나의 선물이랑 다름없어요. 택배도 나의 생일선물을 받는 기분이에요”

왜 카톡이 선물인지 물으니 친구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가 자기에게는 선물이라고 한다. 택배도 생일선물 받는 듯하다니 행복한 초인종 소리일 만하다.


“불을 다 끄고 초에다 불을 붙이고 부자가 되는 소원도 빌고 맛있는 케이크 한 입 앙. 입에서 사르르 녹는 케이크 마치 한우 2++ 먹는 것 같다.”

케이크의 맛을 이렇게나 생생히 표현했다. 입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달콤한 케이크가 절로 상상되며 입가에 침이 고인다.


“크리스마스는 빨간 날이어서 하루 종일 놀아도 된다. 일을 많이 해도 빨간 날에 백수가 된다. 크리스마스는 좋다.”

“집에서는 트리를 달고 학원에서 재미있는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눈이 내립니다. 자고 일어나면 머리 위 선물이 있습니다. 선물을 받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역시 선물하면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를 빼놓을 수 없다. 동심으로 돌아가 크리스마스 아침 머리맡에 선물이 놓여있는 순간이 떠올랐다. 크리스마스에는 선물도 받고 집에서 트리도 달고 학원에서는 재미있는 놀이도 하니 내내 즐거웠겠다. 눈까지 내린다니 하늘에서 내리는 선물로 더 행복한 크리스마스다. 시를 쓰고 옆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아주 예쁘게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번 크리스마스도 벌써 기대하고 있을 것만 같다.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은 이야기가 많았다. 생일이 있는 달부터 이번 달에는 내 생일 있다며 행복하게 웃는 아이들이다. 이제는 돌아오는 생일일 뿐 그렇게 기다려지지 않는 나는 아이들을 보며 생일이 얼마나 설레는 날이었는지 다시 깨닫는다. 암, 중요한 날이지. 특별한 날이지. 축하받고 싶은 날이지. 덕분에 며칠 전부터 자기 생일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신나게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생일을 기다린다. 이번 시들만 읽어봐도 다들 생일에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아주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이렇게나 기억력이 좋다. 생일은 영영 기억에 남는가 보다. 기분 좋은 생일날로 마음속 깊이 남겠구나.


 “우리 팀은 너무 재밌었다. 우리 팀은 한 몸이 되었다. 막을 내렸다.” 국어 시간에 친구들과 한 팀이 되어 그림자극을 열심히 준비해 멋지게 완성해낸 경험이 선물 같다며 쓴 아이도 있었다. 물건만이 선물이 아니기에 누군가와 함께한 시간도 아주 소중하고 값진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아이들도 알고 있었다. 선물을 받은 경험은 행복한 기억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쉽게 기억을 떠올렸다. 좋은 기억들이 떠오르는지 미소를 머금고 즐겁게 시를 쓰는 모습들이었다. 이렇게 오늘 아침도 나만의 시로 기분 좋게 힘내며 시작했다.



아직은 글쓰기가 낯설고 어렵지만,


이런 글 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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