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앞으로는 뭉글게 살랍니다!”

뭉근히 잼 조리듯이 삶 속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부드럽고 은밀하게 살기

by DKNY JD

오늘따라 ’뭉글다'라는 단어가 눈앞에 아른 거리면서 “앞으로 뭉글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뜬금없이 해본다.


'뭉글다'의 사전 표기는 “불이나 열을 약하게 하여 재료나 음식 등을 오래 끓이거나 익히는 상태”다.


단순히 '리셋해서 천천히 하는 의미'보다는, ‘지속적으로 약한 열을 가하며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뭉글다'는 주로 사물이 익거나 부드러워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죽이 뭉글게 끓여졌다거나 과육이 뭉글게 익었다를 떠오르면 된다.


성급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질감이나 상태를 변화시킴을 의미한다.


'잼을 조리듯 천천히 하는 행동'은 '뭉글다‘의 의미를 정확하게 담고 있지 않나 싶다.


잼을 달일 때에는 센 불에 단번에 끓이지 않고, 약한 불에 오랫동안 서서히 졸여서 과일의 수분을 날리고 당도를 높이며 걸쭉한 농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과일이 '뭉글게' 익어가고, 우리는 '뭉근히' 잼을 졸여야만 최상의 잼은 만들어진다.


곰탕이나 사골 끓일 때도 이 표현은 적용된다. 센 불에 짧게 끓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약한 불에 오랫동안 '뭉근히' 고아야 뼛 속의 영양분이 우러나와 국물이 뽀얗고 진해지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예술 작업을 행할 때도 이 표현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서두르지 않고 '뭉근히' 한 땀 한 땀 수를 놓거나, 조각을 새기거나, 그림을 그리는 행위야 말로 걸작을 탄생시키는 비책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과정에서도 이 표현은 짱이다. 억지로 설득하거나 단번에 마음을 바꾸려 하기보다, '뭉근히' 시간을 두고 진심을 다해 소통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면 상대방의 마음이 서서히 열리고 관계가 돈독해지기 마련 이어서다.


'너무 세지 않게 덜 당차게'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뭉글다'와 '뭉근히'는 급하거나 강압적이지 않고 부드럽고 은근한 방식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무조건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부드럽고 꾸준하게 진행하는 것이 훨씬 좋은 것이다.


음식으로 말하자면 패스트푸드 보다 슬로 푸드에 해당하는 것으로 “빨리빨리” 문화 말고, 슬로 한 삶 속에 기초한 채, 여유 있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친구 관계, 가족 관계 등 모든 인간관계 역시 ’뭉근히' 다듬어질 때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워지지 않나 싶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작은 오해들을 '뭉근히' 풀어가며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 속에서, 관계는 더욱 깊고 풍성하게 '뭉글'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목표를 향해 '뭉근히' 나아가 보면 어떨까?


어떤 목표를 세웠을 때, 조급하게 결과만을 좇기보다는 '뭉근히'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그 결과는 퍽이나 좋을 것 같아서다.


성공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학습과 시도, 그리고 실패를 통한 배움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좌절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작은 발전에도 감사하며 '뭉근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때, 우리는 내면적으로 더욱 단단하고 성숙하게 '뭉글'어질 것이다.


잼이 오랜 시간 졸여져야 맛나게 되듯이 우리네 삶 역시 시간과 정성, 공을 뭉글하니 들일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을 상기하자.


‘뭉글다'가 의미하는 삶이란 조급함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꾸준하고 인내심 있게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면 서 자신을 성찰하는 삶이다.


이는 겉으로 화려하진 않을지언정, 내면의 충만함과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묵묵히 나아갈 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다.


“뭉글게 살아나가는 삶”


인생의 모토로 삼아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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