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 “

꼴뚜기 같은 대접받으면서 산다면 인생 너무 슬프지 않을 까요?

by DKNY JD

방금 전 TV에서 전라북도 부안의 한 맛집이 소개 됐는데 그 집의 대표 메뉴가 ‘모둠 젓갈 정식’과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 풀치 조림’이었다.


젓갈정식의 젓가루종류는 무려 9가지!


창난•갈치 속젓•명란 •낙지 •대구 아가미•조개 •오징어•꼴뚜기였다.


꼴뚜기 젓이 등장하는 TV를 보면서 불현듯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속담이 떠오르면서 그 속담의 생성 배경이 궁금해진다.


지식백과를 참고하자니,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속담은 주로 어떤 집단이나 무리 내에서 가장 못나거나 보잘것없는 존재가 그 전체의 수준을 떨어뜨리거나 망신을 시킬 때 사용하는 말“이다.


주로 서해와 남해에서 많이 잡히는 꼴뚜기는 오징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크기가 훨씬 작다. 보통 6~7센티미터밖에 안 되어서 요리에 등장하기보다는 주로 젓갈을 담그는 데 사용된다.


또한 꼴뚜기는 생김새가 볼품없어서 예로부터 별 볼일 없고, 가치가 낮은 것에 비유되기 일상이었다.


“어리석은 사람 한 명이 주변의 다른 사람들까지 망신시킨다”를 연상하면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한 사람이 친구나 동료 전체를 망신시키는 일화는 이솝우화에도 등장한다.


“한 까마귀가 있었어요. 까마귀는 새들 중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워 보이길 원했지요. 하지만 자기 몸은 아무리 봐도 온통 까맣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땅에 떨어져 있는 공작의 깃털을 보았어요. 그걸 몸에 꽂았더니 퍽 화려해 보였지요.

그날부터 까마귀는 새들의 몸에서 떨어진 깃털을 주워다가 자기 몸에 꽂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새들 앞에서 총천연색 깃털을 뽐냈지요.

처음에는 새들도 ‘어? 저렇게 화려한 까마귀가 있었나?’ 하고 신기하게 쳐다보았어요. 그러다가 그 깃털이 자기 것인 줄 알아채고는 모두들 가져가 버렸지요. 결국 까마귀는 꽁지 빠진 닭처럼 초라한 모습이 되었답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까마귀들은 “너 때문에 우리까지 우습게 되었잖아.” 하고는 모두 까마귀 곁을 떠나 버라고 만다.”


갑자기 이 속담을 음미하다 보니, 문득 어글리 코리언(Ugly Korean)’도 떠오른다.


해외여행을 간 한국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많이 한 탓에 생긴 부끄러운 이름이 어글리 코리언이다.


공공장소에서 새치기를 하거나 큰 소리로 떠들면서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술을 마시고 다른 사람들이 듣든 말든 목청껏 노래를 부르다가 숙소에서 쫓겨나기 일쑤였던 한국인들의 1989년 해외여행 완전 자유화 초기에 빚어진 일종의 국가적 망신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당시에 일본이나 동남아국가 곳곳에는 한국인 출입 금지’라는 푯말이 붙은 시설이 생겨날 정도였었다.


지금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서 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아직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나라 망신을 시키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하니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지 않을 수 없다.


이 속담의 배경은 꼴뚜기라는 생선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나 싶다.


꼴뚜기의 특징인 크기가 작고 보잘것없음이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꼴뚜기는 오징어나 낙지 등 다른 고급 해산물에 비해 몸집이 작고 흔하며, 상대적으로 값도 저렴하고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푸대접을 받기가 일쑤다.


외모 또한 투박하고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부분이 없어서, 어물전에서 다른 물고기들 사이에 섞여 있으면 초라해 보이기 십상이다.


취급의 용이성도 한몫 거든다. 다른 비싸고 귀한 생선들처럼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아도 되는 흔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어물전이라는 생선 가게 전체의 명성을 생각할 때, 작고 값싼 꼴뚜기가 눈에 띄게 초라하게 보이거나, 어쩌면 관리가 소홀하여 상한 꼴뚜기가 있다면 가게 전체의 품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이지 않나 싶다.


즉, 하찮은 꼴뚜기 하나 때문에 잘 차려진 어물전의 명성이 깎인다는 비유적인 표현인 것이다.


오늘날에는 특정 집단에서 한 사람이나 하나의 사소한 부분이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때 주로 사용되지 않나 싶다.


’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속담, 즉흥적으로 한 사례를 대입해 풀어보자.


구성원 하나 때문에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상황극처럼 만들어 본다는 취지다.


새롭게 문을 연 고급 베이커리 ‘에르메스 베이커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베이커리는 유명 파티시에가 직접 빵을 굽고, 최고급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하며, 인테리어도 매우 고급스럽게 꾸며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핫플이다.


빵 하나의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그만큼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손님이 에르메스 베이커리에서 가장 저렴하고 작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던 ‘미니 마들렌’을 샀다고 가정해 보자.


집에 와서 먹어보니, 마들렌의 맛이 왠지 모르게 씁쓸하고, 식감도 푸석푸석한 것이 상한 것 같았다. 손님은 실망하여 온라인 리뷰를 통해 이 사실을 올렸고, "최고급 베이커리라더니, 이 마들렌은 왜 이렇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리뷰가 퍼지면서 사람들은 에르메스 베이커리 전체의 품질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다른 빵들도 혹시 대충 만드는 것 아니냐", "비싼 값어치를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내지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결국, 작고 보잘것없다고 여겨졌던 '미니 마들렌' 하나 때문에, 에르메스 베이커리라는 고급스러운 전체 이미지가 크게 손상되고 망신을 당하게 된 것이다. ”


이처럼,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진 베이커리라도, 가장 사소하고 하찮게 여긴 제품 하나 때문에 전체가 도매금으로 평가절하되고 명성에 흠이 갈 수 있다는 것을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속담이 잘 보여주지 않나 싶다.


작은 부분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완벽을 기해야 한다는 교훈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속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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