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요청에 떨어진 불통의 사탕에서 배우자
1950년 장진호 전투, 미 해병대는 “투시 롤"이라는 암호로 60mm 박격포탄을 요청했다.
당시 미군 내부에서 박격포탄으로 통용되던 은어(Code word)가 바로 '투시 롤‘이었다.
그러나 후방 보급 부대는 이를 사실 그대로인 ’ 초콜릿 캔디-투시롤(toostie rolls)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부랴부랴 이를 대량 공수하는 치명적인 통신 오류를 범하고 만다.
이 오류는 역설적으로 영하 30도의 혹한에서 기적을 낳았다. 고농도 당분이라는 투시 롤의 제품 특성 덕분에 얼지 않은 캔디는 생존 에너지원이 되었고, 더 나아가 녹여서 임시 접착제(일종의 아교)로 탈바꿈시켜 구멍 난 차량의 연료통을 임시방편으로나마 수리, 부상자들을 후방병원으로 이송시킨 구세주였던 것이다.
이 역설은 ‘통신 오류'가 발생했을 때, ’ 유연성'이라는 제품 특성이 시스템을 구원하는 반사이익을 창출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아직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대한민국 여당도 혹한기를 맞아 ‘내란 재판부' 등 논란이 강도 높게 발생하는 경직된 암호를 계속 쏟아붓고 있다.
최근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 검찰 폐지론과 더불어 내란전담재판부 신설 움직임은 시스템 개혁을 위한 ’ 정치적 포탄(선한 의도)'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지에 감싸있다.
여당은 권력 기관 남용 방지 및 사법 시스템의 효율화라는 대의를 위해 이를 추진한다고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메시지가 대중에게 전달되는 방식은 ‘경직된 암호'로 읽히며 불신을 키우고 있지 않나 싶다.
’ 일방적 추진'이라는 오류 때문이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나 충분한 이해를 구하는 소통 과정 없이, '정치적 정당성'만을 앞세워 법안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국민들에게 ‘경직된 불통 사탕'으로 느껴지기 십상이다.
’ 공격적 의도'로의 변질 마저 쉽게 감지된다. 특히 내란전담재판부 신설과 같은 민감한 사법 영역 개편 논의는, 개혁의 본질적 가치보다는 ‘특정 세력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프레임으로 씌워져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도출되어서다.
이는 곧 ’ 개혁의 포탄'이 아닌 ‘정치적 공격용 사탕'으로 오독되는 소통 오류를 낳고 있다.
결국 여당이 쏘아 올린 개혁의 포탄은 '불통'과 '일방통행'이라는 포장지에 둘둘 말려 국민들에게는 ’ 갈등 유발 사탕'으로 투하되는 소통 오류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경직된 메시지는 시스템을 돕지 못함을 명심하자.
장진호의 투시 롤이 생명을 구한 것은 '얼지 않는 유연성' 덕분이었다. 만약 투시 롤이 굳어버렸다면, 이는 재앙일 뿐이었을 것이다.
현재 여당의 개혁 메시지가 혹한에 갇혀버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유연성 부재다. ‘우리만이 옳다'는 경직된 태도는 국민들의 ’ 우려'와 '반대 의견'이라는 체온에도 녹아들지 못함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검찰 개혁이나 사법 시스템 개편의 본질적 가치마저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반사이익 상실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소통이 경직되면, 법안에 숨겨진 오류나 문제점을 국민들이 지적해도 이를 수용하여 개혁을 보완(시스템 수리)하는 기회 자체가 실종되어서다.
경직된 메시지는 장진호의 기적을 만들 수 없으며, 불신이라는 혹한을 심화시킬 뿐이다.
“’유연한 소통'만이 개혁의 에너지를 만든다”. 이를 잊지 말자.
국민들은 사법 시스템의 발전이라는 포탄을 원하지만, 그 과정이 내란 재판부 신설과 같은 민감한 사안까지 ‘불통의 사탕'으로 반복해서 느껴진다면, 국민적 피로감은 장전호에 내렸던 엄청난 양의 겨울 눈처럼 쌓이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당은 지금이라도 ’ 밀어붙이기'라는 경직된 암호를 버리고, 국민의 우려를 ‘시스템을 보완하라는 절박한 암호'로 해석하게끔 암호명 교체를 강력히 주문한다.
투시 롤처럼 겸손하게 자세를 낮추고, 국민적 합의라는 체온으로 녹아들 준비를 할 때에만, 개혁의 포탄이 비로소 시스템을 구원하는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어서다.
이것이 장진호의 역설이 오늘날 여당에게 울리는 가장 절박한 경고임을 명심했으면 참 좋겠다.
경직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