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고친 외양간”격의 국민의 힘

초동대응의 부재가 남긴 뼈 아픈 교훈

by DKNY JD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재판이 1심 판결을 거치며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시점이다. 최근 김건희 여사가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 부부 동반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상황에서 여권 내부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왜 진작 매를 먼저 맞지 못했나"라는 깊은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민의 힘의 '초동 대응 실패'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법의 심판대 위에 선 영부인의 모습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최근 김건희 여사에게 내려진 1심 실형 판결은 그간 제기되었던 의혹들이 단순한 정치적 공세만은 아니었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이 사태를 지켜보는 보수 진영의 시선에는 분노보다 더 짙은 '아쉬움'이 깔려 있다.


바로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이 보여준 무기력한 초동 대응에 대한 회한이다.


정치에서 '골든타임'은 생명과도 같다. 의혹이 처음 제기되었을 때, 국민의 힘은 이를 '가짜 뉴스'나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며 방어하는 데만 급급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부터 명품 가방 수수 의혹까지, 국민의 상식선에서 의구심이 드는 지점들에 대해 여당이 먼저 나서서 투명한 해명을 요구하거나 제2부속실 설치 같은 제도적 안전장치를 강하게 밀어붙였어야 했다.


특히 '김건희 리스크'가 정권을 집어삼킬 듯 번져갈 때, 당내에서 쓴소리를 내는 목소리는 소외되었고 당 지도부는 용산의 눈치만 살피며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만약 초기에 여당이 먼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사과를 이끌어내고, 특별감찰관 임명 등 실질적인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했더라면 재판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을지언정 지금처럼 정권의 정당성이 뿌리째 흔들리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격언은 정치공학적으로도 유효하다.


잘못을 인정하고 털고 가는 ‘정면 돌파’ 대신 ‘시간 끌기’와 ‘침묵’으로 일관한 결과는 참혹했다.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특검이라는 거친 파도를 피하지 못한 채 사법부의 엄중한 질타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사태는 국민의 힘에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당이 정부의 부속물이 아니라 민심을 전달하는 독립된 헌법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똑똑히 보여주었다.


소를 잃었지만, 이제라도 외양간의 무너진 서까래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


권력을 옹호하는 당이 아니라, 국민의 상식을 옹호하는 당으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다가올 미래의 재판에서도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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