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케이크, Stollen이 가져다주는 작은 행복
독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스톨렌(Stollen)’ 한쪽과 따끈한 커피로 아침식사를 즐기면서, 한 달 남은 2022년과 어떻게 고귀하고 뜻깊은 아듀를 할 수 있을 까? 잠시 상념에 빠져 본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도 거의 사라졌는데 괴나리봇짐 달랑 싸서 등에 걸쳐 매고 어디론가 여행이라도 훌쩍 떠나 볼까나?”
“지인들을 초청해 송년 파티라도 근사하게 가져 볼 까나?”
“ 금년에 썼던 글을 중심으로 지난 1년을 회상하면서 스스로 어떻게 한 해를 보냈는가? 등에 대해 반추라도 해 볼 까나?
“후배 의사가 그렇게 오라고 하는 데…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이라도 받아 볼 까나?”
……
별 별 생각, 다 떠오른다.
그러나 내가 내린 답은 간단, 명료하다.
“특별한 게 없다”다.
“그냥 늘 해 오던 대로 성실하고, 나름 의미 있게 보내는 게 답이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상념의 커튼을 내려본다.
스톨렌은 독일인들의 사랑하는 추억의 크리스마스 케이크이다.
15세기 독일의 드레스덴 지역 제빵사들이 제빵사 조합 결성을 인정해 준 주교 하이드리히 1세에게 감사의 뜻으로 바친 케이크가 그 기원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이라는 표현보다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케이크”이 더 어울리는 표현 같다.
슈톨렌이라고도 불리는 스톨렌은 거의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하루에 한쪽 씩 잘라서, 커피나 우유와 함께 먹으면서 크리스마스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는 추억의 음식 이어서다.
우리가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가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달력에 X표를 해 가면서 하루하루 지워 나갔던 것과 괘를 같이 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애타게 기다렸던 크리스마스는 전적으로 선물 때문이었지 않나 싶다.
생일 때 선물이 없어도 크리스마스에는 하다 못해 교회에서 라도 간단한 선물은 제공되어서 하는 말이다. 유일하게 선물이 보장됐던 날이 크리스마스였다
스톨렌이 기다림의 음식이 될 수 있는 것은 1-2개월 동안 보관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성이 뛰어나 서다. 파네토네종種이라고 불리는 천연 효모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숙성 및 보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입안에 넣었을 때의 향미가 너무 좋다. 복합적인 맛을 선사한다고 나 할까?
건과나 꾸덕꾸덕 말린 과일, 너트 멕( nutmeg), 카르다몸(cardamom) 등의 향신료가 독특한 맛을 선사한다. 버터를 녹여 버무린 밀가루 반죽에 겉에는 설탕 가루를 뿌리는 탓에 아이들이 먹기에 더더욱 안성맞춤이다.
스톨렌은 욕심부리고 두껍게 지르면 안 된다. 5mm 미만의 두께로 썰어서 먹어야 그 향내와 견과류, 말린 과일 등의 속재료가 선사하는 식감을 만끽할 수 있어서다.
복합적인 향과 맛이 5mm 이하 라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는 스톨렌 마니아들의 주장이다.
복합적인 향과 맛이라는 데… 그것을 말로는 형언할 수 없으니,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더 파고들었다가는 골치만 아플 것 같다.
“갓 구운 것보단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서 2주 ~4주 정도의 시간을 두고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말에는 공감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파네토네, 이탈리아 베로나의 판도로, 프랑스 알자스의 베라 베카, 오스트리아의 구겔호프 등 대부분의 성탄절 기간 빵에는 나라나 지역과 상관없이 건포도나 절임 건과일 등의 달콤한 식재료와, 버터나 즉석 치즈 등의 기름진 재료들이 아낌없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는 중세 수도원 문화에 기초해서다. 이러한 빵들은 거의 다가 수도원 네트워크를 통해 수도자들 사이에 먼저 퍼진 다음, 일반으로 그 제법이 전래된 것이기 때문에 반죽과 제법은 비슷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숙성할수록 맛이 깊어진다는 스톨렌!
우리네 김치처럼 친근감이 온다.
숙성이라는 단어 때문일 까?
우리는 김치 때문인지 숙성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거부감이 없는 건 사실이다.
오늘은 스톨렌(Stollen)에게 내 마음을 스톨른( 도둑맞은, stolen) 당한 느낌이다.
아름다운 도둑질이다.
Merry Christmas!
아직 이른가?
수정한다.
Miri(미리)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