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참석을 계기로 급 궁금해진 타국의 장례 문화
어제 지인의 남편분 장례식장에 참석했다. 조문을 하고 평소 고인과 친하게 지냈던 몇 이서 한 테이블에 앉아, 고인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던 중, 참석자둘 사이, 다른 나라는 장례를 어떻게 치를 까? 하는 궁금증이 급 발동했으며, 자신들이 경험했거나 tv에서 보았던 타국의 장례문화를 안주삼아 장시간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오간 얘기를 재구성해 본다.
우선 미국의 장례 문화는 대개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처음은 ‘visitation’(조문성 방문)이라고 해서, 조문객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하는 절차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am so sorry for your loss)”가 가장 보편적인 애도 표현이다.
두 번째는 우리네로 말하면 영결식에 해당하는 ‘service’다. 진행자(officiant)의 주도하에 고인은 어떤 사람이었고, 가족 소개를 하는 등 고인 소개, 미담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세 번째는 그야말로 장례식으로 가까운 친지와 지인이 모여서 조촐하게 치른다.
땅덩어리가 큰 나라인 탓에, 대개 시신은 흙에 묻는다. 그러나 요즘엔 미국에서도 화장문화가 크게 보급되고 있다.
미국 장례식에서는 영정사진만 걸어놓고, 염할 때에만 보여주는 한국과는 달리, 관 뚜껑을 열고는 시신을 공개해서 고인을 모두 볼 수 있게 만들어 둔다.
‘viewing’ 절차라고 불린다.
뷰잉은 하고 싶은 참석자들만 하면 된다. 의무적은 아니다.
조문객에게 음식이나 술을 대접하는 문화는 없다.
인도는 내세를 믿기 때문에 장례의식은 저승에서의 좋은 삶을 위한 것이란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례를 무려 13일씩이나 한다. 굉장히 정성 들여 고인을 추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사망하고 나면 3시간 이내로 화장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유족의 손에 거둬진 유골은 인근 강물에 흘려보낸다.
특히 갠지스강에서 화장을 하면 이승에서 지었던 어떤 죄도 용서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갠지스 강변에서 화장되고, 갠지스 강에 유골이 뿌려지는 것을 최대 영광으로 여긴다.
인도 힌두의 장례는 “망자의 영혼을 해방시켜 윤회에서 온전한 삶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게 한다”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본의 장례식은 마중 안치 입관 쯔야(通夜) 고별식 화장 순으로 진행된다.
일본은 고인이 임종한 후 24시간 내에는 화장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어, 자택 혹은 장례식장 안치실에 고인을 모신다.
입관이 끝나면 쯔야와 고별식이 열리는데, 쯔야란 친족 및 고인과 아주 친했던 사람이 모여 고인을 애도하는 의식, 고별식은 지인이나 친구가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일본의 상복은 검은색 일색이다. 한국 상복이 원래는 백의민족답게 백색 일변도 있으나, 일제 강점기 때 일본식 검은색 상복이 상륙, 그로 인해 우리네 상복이 흑백 혼합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싱가포르는 고인과 아무리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울거나 슬퍼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그래서 상중에는 슬퍼도 울지 않는다.
고인의 시신은 흰 천에 감싸져 24시간 안에 묻히며, 남녀의 묘비의 모양에도 다소 차이가 있다.
네팔 역시 종교적인 영향으로 13일 동안 장례식을 치른다.
특이한 것은, 고인의 가족은 소금이 들어간 음식을 안 먹는다. 이유는, 소금이 신성한 음식인데, 유족은 신성하지 않기 때문으로 믿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일부 부족은 시신을 조각내서 날짐승들이 먹게 한다. 그 이유는 “사람이 죽으면 하늘로 돌아가야 하고 시신은 껍데기뿐이기 때문이다"라고 믿어서다.
‘하늘 장례식’으로 불린다.
이외에도 노르웨이에서는 시신을 태운 배를 불태우며 바다로 떠내려 보낸다. 바이킹식 장례문화다.
파키스탄은 얼굴이 사우디 메카 쪽을 바라보게 묻는다. 종교의식이 장례문화에 깊숙이 배어있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는 슬픔보다 축제처럼 즐기는 문화라고 한다.
한동안 한국에서는 거창, 성대하게 치르는 장례식을 허례허식 이라고 해서 금지시킨 적이 있다. 호화 경혼식과 함께 사회 속에서 양대 퇴출 대상이었다.
맞다. 장례는 고인이 하눌 나라 가시는 길 평강 하게 이끌어 드리면 되는 거다. 노자 돈 놓아 드린다고 해서 소지하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물질이 아니라 마음, 정성이 중요하다.
“나라마다 별반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로 글을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