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식당을 대한민국 국회에 대입해 보니…
한국 고급 식당가에선 요즘 들어 오마카세가 대세다.
초밥집을 필두로 고깃집, 파스타 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마카세가 인기 몰이 중인 것이다.
일본어인 오마카세의 원 뜻은 “사물의 판단 처리 등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을 공손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이의 확장된 해석을 식당에서 자주 접한다.
주방장 특선이 곧 오마카세다.
“음식점에서 (주방장 특선이라 하여) 주문하는 음식을 가게 주인인 주방장에게 일임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도 오마카세 하면 일본에서 온 것이라서 그런지, 스시(초밥)가 대세다.
스시 오마카세가 인기를 끌자 그 뒤를 이어 한우 오마카세, 파스타 오마카세 등도 속속 등장 중이다.
오마카세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스시의 경우 최하가 4만원 선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보통 점심이 5만원이며, 저녁에는 7-8만 원에서 시작해 10만 원이 주를 이룬다. 아주 아주 비싼 오마카세 스시 저녁식사는 1인당 15만-20만 원씩 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비싼 만큼, 최상의 만족을 되돌려준다”가 모토다
오마카세는 테이블에 앉아 날라다 주는 음식을 먹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스시 맨 하고 마주 보면서, 대화도 해가면서 스시바(일명 스시 다이)에 앉아 먹는 경우가 많다.
닭 가슴살 한두 점 넣고 찐 계란찜으로 시작해 10-12 점 정도의 스시가 순차적으로 나 온다.
흰색 생선에서 시작해 붉은 생선으로 이어지면서 중간중간에 성게알(우니), 이나 연어알(이꾸라) 스시 등이 등장한다.
광어의 경우 몸통과 지느러미가 교차하는 특수부위(일명 엔삐라)를 맛볼 수 있으며, 참치의 경우도 최고급 부위라는 뱃살 중의 뱃살( 일명 오 도로)이 제공된다. 일본식 된장국(미소 시루)과 얇게 저민 생강과 오이 물을 꽉 짜서 만든 일본식 피클, 일명 오싱코 등의 사이드 디쉬도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맛 배기 우동과 디저트도 나온다. 디저트는 집에서 만든 연양갱이 대부분이다.
차는 오차가 주로 제공된다.
한국에서는 식사를 주문하면 전채, 밑반찬, 김치, 주메뉴, 후식이 다 포함되지만, 일본에서는 모든 게 별도다. 추가 지불해야 먹을 수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아마도 이런 점을 보완한 측면도 오마카새에는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주관적 생각이다.
하다못해 라면을 주문해 먹을 때도 우리네 김치 격인 오싱코는 별도로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한다.
일본에서 라면을 800엔 주고 시켜서 , 오싱코 값으로 600엔 냈다는 사람 여럿 봤다.
2022년 12월 초 기준으로 환율이 100엔 당 950원 안팎이니 , 넉넉하게 1000원이라 손 쳐도, 라면 함 그릇에 8000원인데 오싱코는 6000원이란 얘기다.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양이 적어서 한 접시 200엔짜리 오싱코를 세 접시나 시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오마카세 식당은 신선한 최고급 재료를 쓴다. 비싼 이유다.
많은 돈을 받는 대신, 최고의 손 맛으로, 최고의 재료를 통해 최고의 고급진 음식을 내놓겠다는 게 오마카세다.
일본어라서 우리네 정서에 특히 정치판에서는 알레르기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 오마카세를 우리네 정치판에서도 도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국민이 뽑아 준 국회의원들이 머무는 국회는 민의의 보고다.
그런데 권한은 부여받았는데, 민의를 반영하는 본연의 임무수행은 영 인색하다. 국민의 행복과 복지증진은 뒷 전 인 채, 당리당략, 개개인의 이해관계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서다.
권한에는 항상 책임과 의무가 수반된다.
오마카세 원 뜻을 다시 소환해 본다.
한 마디로 “주문음식을 주인에게 일임한다” 다.
길게 설명할 필요 없는 것 같다. 대한민국 국민은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혜택과 행복에 대한 권한과 의무 일체를 국회의원에게 일임했다.
주방장에게 일임한 오마카세 음식은 대개 맛있고 높은 질을 자랑한다. 책임이 수반되는 것이다.
우리네 정치판 오마카세로는 영 성이 안 찬다. 일종의 먹튀다.
식당에서의 오마카세는 “주방장 마음대로”다.
반면에 우리네 국회에서의 스스로 명명한 일명 오마카세 정치는 “엿장수 마음대로” 다.
엿가락이 길어졌다 짧아졌다가 모두 엿장수 가위 맘대로 인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