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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vs 화무십일홍”

인생의 종착역은 죽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by DKNY JD

‘카르페 디엠’과 ‘아모르 파티’가 자신의 운명을 보듬어 볼 수 있는 운명 분석의 전초전격이라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운명 분석의 완결 편이지 않나 싶다.


카르페 디엠, 아모르 파티가 운명 분석의 씽두마차라면, 그 위에 메멘토 모리가 얹히면서 삼총사가 되는 것 같다. 바람직한 삶의 길라잡이 완성본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운명 삼총사’라는 별명을 붙여본다.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로서, 죽음을 염두에 둔 자기 지침서가 바로 이 ‘메멘토 모리’다.


죽음은 인생의 종착역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장기간 아프리카나 페르시아까지 가서 전쟁을 즉 원정을 치르고, 승리해 개선하는 장군은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들로 하여금 ,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외치게 했다고 한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나)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자아성찰을 내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 화풍인 ‘바니타스 화풍’ 역시 ‘메멘토 모리’의 한 갈래다


당시 네덜란드는 흑사병과 율법 중심 종교의 금욕주의로 종교 대분열 공포 속에 휩싸여 있었다.


어두운 현실은 자연스레 ‘죽음’으로 연결됐고, 작가들은 불안하고 혼란한 심리를 캔버스에 담았다.


이때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메시지가 그림처럼 캔버스에 스며들었다.


진중권 전동양대 교수는 저서 〈춤추는 죽음〉에 “바니타스에서 죽음은 더 이상 외부에서 찾아오는 낯선 손님이 아니다. 여기서 죽음은 삶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것. 삶 그 자체 속에 들어 있는 어떤 것”이라고 피력했다.


바니타스 화풍은 헛됨이라는 뜻, vanité에 그 기원을 둔다.


이 화풍은 “All (is) Vanity: 모든 것이 헛되다” (그러니 아등바등거릴 이유가 없다, 겸손해라 라는 의미로 자의적인 해석을 해본다) 타이틀 하의 전시회가 유독 많다.


미국의 인디언, 나바호족에게서도 “메멘토 모리"의 정서가 배어있다.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런 삶을 살아라."


원래는 “오만해지지 말고 신들을 공경하라는, 1등이라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라는 뜻이었는 데, 그 후에 “아무리 인간으로서 전성기를 누려봤자, 그 위에는 반드시 신이 있기에(= 1등은 신만이 누릴 수 있기에) 항상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의역되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이 모든 것 역시, 화무십일홍과 같은 맥락을 이루지 않나 싶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 한 번 성하면 반드시 쇠하여짐을 비유하는…


인생 역시 “인생 그거 뭐, 있나?”인 것 같다.

“현재에 충실하고, 운명을 사랑하면서, 죽음을 앞두고는 흥망도 소용없으니 삶 자체를 더더욱 남을 배려하고, 의미 있게 영위해 나가는 것”자체가 짱이지 아닐까 싶다!


운명 삼총사! 카르페 디엠, 아모르 파티, 메멘토 모리를 반추해 보는 가분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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