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울면 앞으로 울 일만 생긴다고...
나는 어릴 적 지독하게 내성적인 아이였다.
지금 이 이야기를 하면 내 주변 사람들은 어이없다고들 하지만(지금은 말이 많은 편이라;;), 실제로 그땐 그랬다. 학교에 가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오는 일도 있었고, 집에서도 말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말도 없었지만 잘 울기도 했다. 아마도 말로 표현하는 게 서툴렀던 나에게 있어 눈물이 여전히 의사표현의 방식이었을까?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느 날 방 한구석에서 조용히 울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에게 엄마가 이야기했다.
"쑴이야~ 너 아무 때나 울지 마. 이렇게 자꾸 울면, 앞으로 살면서 계속 울 일만 생겨..."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환경도 바뀌면서 나는 꽤나 활발한 사람으로 새로 태어났고 엄마의 그 말 때문이었는지, 내가 커갔기 때문인지 언제부턴가 잘 울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오히려 명랑하고 밝고 활발한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고 나도 어릴 적 나의 그런 모습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눈물이 많은 사람이긴 하다. 드라마나 올림픽 경기 같은 걸 보면서 자주 훌쩍거린다. 다만 남 앞에서는 울지 않으리, 특히 직장에서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리! 다짐하고 잘 지켜왔다.
어른이 되고부터는, 아니 생각해 보면 사실 그전부터도 그랬지만... 눈물은 슬퍼서 나는 게 아니다.
억울하고, 분하고, 서럽고.. 때로는 감격스러워서(올림픽 메달 딸 때 와 같이.. 뭐 나는 그렇다.) 나는 게 눈물이다. 슬퍼서 흘렸던 눈물은 6년 전, 우리 큰 이모가 돌아가셨을 때, 그때가 마지막이었는데 요즘 혼자 있을 때도 다른 사람 앞에서도 쉽게 눈물이 난다. 갱년기인가?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잘 난다.
엄마는 이제 칠순이 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끔 엄마의 인생을 생각한다.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렸던 젊은 엄마는 어떤 삶의 무게를 지었었길래 그런 이야기를 나에게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린 나에게도 그 말은 어떤 큰 의미가 있어 여전히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 엄마가 8살의 나에게 했던 것처럼 이제는 내가 45살의 나에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