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에겐 혼자 있을 자유가 없다.
웅크리고 멍때리고 있고 싶은 날.
아무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은 날.
우울하거나 슬픈 게 아니라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있고 싶은 날,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지 않나?
어떤 날은 한 군데에서도 카톡이나 전화가 오지 않았고, 그래서 외톨이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간혹 외톨이의 기분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는 걸, 그걸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외톨이는 슬픈 게 아니다. 외톨이는 즐긴다. 그 시간을...
어제가 딱 그랬다.
아무도 모르는 세상으로 사라지고 싶다고...
비록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나를 염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관심조차 귀찮았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궁금한 뿐이라는 것도 안다.
한 가지 이유는 아니지만, 내가 이곳 지리산까지 온 이유는 사람들과 조금 멀어지고 싶어서다.
요즘 세상에서 혼자 있을 자유는 없다.
SNS를 통해서 심지어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나의 근황을 묻는 메시지가 오고
아주 오래 전, 10년 전 인연 중에서도 안부를 묻는 쪽지가 온다.
그 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 타이밍이 잘 맞았으면 나는 매우 반가웠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억지로 반가운 척 대답 하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무작정 모르는 척 할 수도 없었다.
알리고 싶지 않은 자유,
혼자 있을 자유가 없다.
나는 지금 지리산 산골에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도 메시지를 받는다.
나는 나를 염려하는 마음을 외면하지 못하는 사람이고, 그리고 그저 그런 궁금함에 안부를 묻는 메시지라도 마음에도 없는 답을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혼자 있을 자유가 없어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