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불소 저불소
내 아이의 첫 치약은? 칫솔은? 양치 시기는?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그 전엔 관심 없었던 많은 것들이 궁금해지고 매일 수시로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게 된다.
첫 아이 때는 손가락에 끼우는 칫솔도 사용해보고 거즈도 써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다가 시기에 맞춰 무불소 치약을 쓰다가 치과검진에서 충치가 발견된 이후 저불소 치약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 치약(저불소)은 꼭 잘 헹궈서 뱉어야 하는 거야. 그 전에는 ㅇㅇ 이가 잘 뱉지 못하고 먹어서 불소라는 게 없는 치약을 썼는데 이제 형님이니까 불소가 들어있어. 불소는 먹으면 아야 한대. 배 아야 하니까 절대로 먹으면 안 돼!
두 치약의 차이를 묻는 아이에게 대강 이렇게 설명해주었고, 둘째는 아직 아기 치약을 써야 한다고 하며 두 종류의 어린이 치약을 놔두었다. 속으로는 네 식구가 치약 종류가 세 개나 되다니! 하고 번거롭게 여겼던 것 같다.
어떤 날은 내가 아이들 치약을 실수로 짜서 개운한 맛없이 달콤하기만 한 치약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아이들 칫솔에 어른 치약 - 분홍색이어서 헷갈렸던 히말라야 솔트, 사실 어른 기준에서는 맵지 않고 달콤한데 - 을 짰다가
“으악 매워! 이거 뭐야 퉤퉤” 하는 반응을 보여서 미안했던 적도 있다.
내가 보기엔 둘 다 큰 차이 없는 어린이 치약이어서 무불소와 저불소를 서로 바꾸어 짜 준 적도 있는데, 색과 맛에 민감한 첫째가 먼저 양치질을 하며
“엄마- 이거 동생 치약인데?” 한다.
“어, 그래? 그냥 해~ 괜찮아.”
그런데 잠시 후 보니 동생 칫솔에 묻은 치약을 씻어내고 있다.
‘어휴 뭘 또 따져. 동생이 누나 것 좀 쓰면 어때서. 그냥 놔두지 뭘 또 씻어내기 까지!’라고 생각하며 언짢은 목소리로
“뭐해? 그걸 왜 씻고 새로 짜?” 했더니 딸아이가 말한다.
“동생은 아직 잘 못 뱉으자나. 배 아야 한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