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봐야 하나요?
학부모총회, 공개수업
이 두 가지 용어는 이제 막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킨 학부모 입장에서는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학교마다 조금씩 운영 방식이 다르고, 어떤 것은 같은 날 진행되기도 하니 ‘그 말이 그 말’ 같기도 한 행사들이기에 하나씩 이야기해보고 있다. 이번에는 ‘공개수업’이다.
공개수업
학교에서는 ‘OO 장학’이라는 이름으로 연간 몇 가지 수업 나눔이 이루어진다. 보통 한 학기에 한 번 이상 하는데, 1학기에 하는 ‘자율 장학’은 대부분 학부모들에게 공개하기 때문에 흔히 ‘학부모 공개수업’이라고 불린다. 2학기에는 교사가 서로의 수업을 참관하고 협의하기 때문에 ‘동료 장학’이라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 2학기 수업도 학부모 공개 수업으로 진행하기도 함. 학교마다 계획하기 나름.)
학교마다 조금씩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크게 보면 외부 손님이 오는가 안 오는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에 따라 수업을 준비하는 긴장도는 천차만별이다. 예전에는 다른 학교 교사들까지 와서 수업을 참관하는 행사도 많았는데,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전 직원이 거의 한 달 가까이 수업안을 짜고 학교를 정돈하기도 했었다.
여기서는 편의상 ‘학부모 공개수업’에 관해서만 언급하려고 한다.
1학년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 지 겨우 한 달 남짓. 학교 생활은 잘하고 있는지 공부시간에 손들고 발표는 하는지, 내 아이를 괴롭히는 친구는 없는지, 의자에 엉덩이는 잘 붙이고 있는지... 부모 입장에서는 궁금한 것 투성이일 것이다. 그래서 ‘학부모 총회 및 공개 수업’에 대한 참여 여부를 묻는 통신문에 대부분 참석의사를 밝힌다. 회신 방법이 종이가 되었든 E알리미가 되었든 말이다.
사실 처음 학교 일정이 배부되었을 때, 달력에 적혀있는 행사 중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이 이 행사였을지도 모른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라면 이날 하루쯤 휴가를 낼 수 있는지 미리 조율해야 하고, 1학년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부부의 스케줄을 맞춰봐야 하기 때문이다.
맘카페에서 ‘학부모 총회에 꼭 가야 하나요?’라는 문의글에는 답변이 반반으로 갈리지만
‘학부모 공개수업에 꼭 가야 하나요?’
라는 문의글에 달린 답변은
압도적으로 ‘가야 한다’이다.
“공개수업은 꼭 가세요”
저학년일수록 더더욱 그러하고, 엄마나 아빠가 못 가면 대신 이모나 할머니라도 보내야 한다. 학부모 총회는 못 가더라도 공개수업 때만은 뒤에서 내 아이를 향해 웃어주고 손을 흔들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1학년은 수업 내용 중에 뒤에 계신 학부모님들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하늘이 두쪽이 나도 누군가는 가야 한다고들 한다.
6학년은 아무래도 참석율이 낮기 때문에 학부모님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일이 드물다. 그래도 이날이 아니면 언제 내 아이의 수업 장면을 보겠는가?
예전에는 6학년 공개수업의 경우 뒤에 두 세명 정도만 참관을 하러 오셨었는데, 코로나로 굳게 닫혔던 교문이 열린 이후로 오히려 학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지 올해 20명 중 16명가량의 보호자가 수업을 참관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총회에는 두 명이 오셨으니 공개수업과 총회 사이의 이탈률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수치이다.(8화 참조)
1학년은 학생이 20명이라면 참가자 명부에 24명 정도가 적혀있을 정도로 참석률이 높다.
그렇다면 이렇게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인 ‘공개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의 마음가짐은 어떻고, 참관인을 대하는 어린이들의 태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