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바이러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에너지 바이러스가 퍼졌다.
by
브래드박
Apr 16. 2023
특정 식당을 정해 놓고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근래 몇 번 간 식당이 있다. 특별히 뭘 잘한다기보다는 가게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에너지가 좋아서 간다.
바닷가에 뷰가 좋은 고깃집이 있다고 해서 갔다. 예전에 다른 스테이크 가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없어지고 새로운 가게가 들어선 모양이다.
고깃집에 들어갔더니 일찍 와서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다. 그래도 한적하게 멋진 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여기 사장님이 대학에서 강사 하시다가 차린 집 이래. "
여기로 안내한 친구가 뜻하지 않은 사장님의 예전 이력을 말했다. 그래도 이 정도 크기의 가게를 오픈할 정도면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마다 연기를 빨아들이는 환기구가 있는 것이 신기했다. 사장님이 메뉴판을 들고 오시는데 미리 예전 이력을 들어서 인지 지식인의 포스가 느껴졌다.
또 사장이 멋진 성우톤 목소리로 메뉴를 소개하니 나름 웃기기도 학고 진지하기도 했다. 사장님 추천으로 일단 육회를 먼저 시켰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육회를 한 접시 받고 소맥도 한잔 걸치니 그제야 밖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연세 지긋하신 사장님은 숯을 놓으려 오셨다가 싱싱한 고기만 취급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며 테이블에 잠시 머물러 대화를 놔누셨다. 늦은 나이에 장사 시작해서 두렵기도 하고 힘도 들지만 성취하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 성취? 연세가 꽤 있으신데 에너지가 충만하시다. '
나름 큰 매장이라 힘들 것 같은데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 눈으로 보였다.
' 나에게도 저런 열정이 있나? '
똑같이 에너지 넘치는 직원분이 계셔서 사장님 따님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몇 번 가서 물어보니 그냥 직원이라고 했다.
고깃집터가 원래 에너지가 넘치는 곳인지 가게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사람들에게 흥이 있어 놀라웠다.
가게 한편에는 기타도 있고 피아노도 있는 것을 보니 꾀나 재미있는 곳이었다.
테이블에 올라온 숯이 사장님 열정만큼 빨개서 싱싱한 소고기를 금방 익게 만들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지게 만들었다.
" 나도 여행 가는 것 좋아하고 책 보는 것도 좋아해서 나중에 글을 써 보려고 해 "
직장에서 수십 년 근무하시고 사내 잡지에도 수필을 몇 번 기고하신 형님이 꼭 고깃집 사장님처럼 열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는 잠시동안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멋들어지게 설계하셨다.
덩달아 쌈을 싸 먹고 있던 친구도 무역 관련 자격증 준비 중이라고 했다.
갑자기 펼쳐진 인생계획을 들으니 조금 고루하고 심심하기도 했지만 먼발치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고깃집 사장님의 그윽한 미소가 수상하고 의미 있었다.
그렇게 첫 식사를 한 후에 외부 손님이 올 때마다 예약을 해서 찾아가는 곳이 되었다. 다들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긍정과 열정 바이러스를 담아 간다.
글 속 사진의 식당은?
목포시 대표 관광지 평화광장 바다 산책길 서쪽 끝
낭만식객 ( 삼겹살과 소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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