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고통에 관하여'를 읽고
당신이 겪고 있는 고통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그 고통은 본인이 자처한 것인가요?
아니면 타인에 의해 부여된 고통인가요?
지금 처한 고통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물리적 신체를 가지고 있는 한, 우리는 ‘욕구’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특별히 우리의 ‘고통’에 대한 의미 부여를 통해 삶을 견디는 습관이 있습니다.
‘내가 겪는 고통은 분명히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 번쯤 다들 생각해 보셨죠?
정보라 작가는 SF소설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읽는 이로 하여금 고통과 구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또는 타인에게 부여하는 고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하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에 집중하다가도 ‘나는 과연 남의 고통을 이용해 내 권력을 쌓으려 한 적 없는가?’라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한때 학교에서 학생에게 이런 강요들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성적을 더 올리려면 지금 좀 더 참아라. 고통을 참으면 더 괜찮은 미래가 오고 넌 구원받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눈이 질끈 감길 정도로 민망합니다. 제 얘길 들었던 친구들이 졸업 이후 저의 말들이 제 욕심에서 나온 헛소리였음을 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겁니다.
소설에서는 일부 사이비 종교에서 강요하는 도그마가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풍자합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일갈은 비단 사이비 종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들이 전파하는 죽음과 구원에 대한 거짓된 노래의 후렴이 그들의 묘비명이 될 것이다.”
소설에서는 고통과 구원의 의미(또는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 “던져야 할 질문들을 모두 던지고 난 이후, 같은 질문에 머무르지 말아야 할 순간”이다음 질문을 통해 제시됩니다.
“인간의 몸은 인간 존재의 전부입니까?”
권태와 고통 사이를 오가는 시간을 지내다 잠시나마 성찰의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책 선물한 친구에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