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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시딘의 이야기11

독서모임 가입

by 톰슨가젤


김후시딘은 오늘 낮까지 잠을 못 자다가 겨우 잠들었다 저녁 8시가 돼서 일어나서 오늘은 온전히 쉬자고

생각한 것이다 며칠 전부터 중고마켓에 모임 어쩌고 그런 게 뜬다 책방 독서 모임이라고 뜨는데 김후시딘은

책은 많이 읽지 않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적허영은 뒤지지 않는다

오랜 기간 인간관계의 공백에 새로운 반전을 시도해 볼까 하고 가입버튼을 클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가입승인이 완료되었다 다음 주의 책이 공지가 되고 한두 명의 회원의 인사를 들을 수 있었다

김후시딘은 외부의 사람과 아주 오랜만에 책을 매개로 잠깐은 한두 마디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인간의 온기를 휴대폰에 찍히는 글자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김후시딘은 인간으로 인해 상처받고 인간을

회피하고 다시 인간을 찾는다 책은 핑계에 불과할 것이다 물론

다만 인간의 온기라든가 호기심 어린 눈빛 그런 거에 살짝 삶의 의지를 되새기고 싶은 것인 거 같다

그런 기대감이 어느 정도 김후신의 가슴에 있는 것이다

알 수 없다는 그 느낌은 얼마나 설렘을 동반하는가!

그것도 책이란 마치 미국채 같은 보증수표로 덮고 있는

설렘은 아주 두둑한 안정감을 주지 않나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책을 많이 읽은 자들이 세상을 망치는 데는 또한 가장 앞장서는 것도

우스운 일이긴 하다고 생각한다


무언가에 대해 인간에 대해 물건에 대해 아는 순간 설렘은 태양을 만난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김후시딘은 일요일지만 10시에 잠깐 나갔다가 작은 차속에서 유일하게 연락하는 지인과 안부전화가

정치적 이야기로 변질되어 목소리에 힘을 주는 사태로 발 전하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구멍 난 풀 죽은 낙엽들이 겨울을 준비하듯 땅으로 모두 하강하고 있다


김후시딘은 자꾸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무슨 몸부림일까 낙엽은 떨어지면 끝일까

낙엽들은 연인들의 사랑을 더해주는 카펫이 되어 주던 시절은 이미 오랜 추억이 된 것이다

흐르는 강물을 역행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김후시딘은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 알 수 없는 꿈 무의식의 꿈 사명 또는 반드시 만나게

될 운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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