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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시딘의 이야기 16

에필로그

by 톰슨가젤

김후시딘 그는 이제 미술학원의 어린이 통학버스기사가 되었다.

그는 얼마 전 한두 명 남지 않은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전화가 왔다. 그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삶을 힘겹게 견디고 있지만 때로는

놓아버리고 싶다는 걸 그럼에도 무의식에서는 아주 변덕스러운 풍랑에 휘둘리는 배를 묶을

밧줄을 매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구한다던가 오래된 친구관계에

기름칠을 해본다던가 그런 것들이 아직은 그의 무의식에서 생존하고자 하는 욕구의 발로 아니겠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근에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갑자기 욕구가 왕성해져서

조금 쓰다가 다시 주춤해지긴 했다 건강이 조금 악화되었고 문득문득 낯선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우울의 감정이 그를 무기력하게 하기 때문이다.

김후시딘은 삶이 주어지고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끊임없이 자문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속에서 해답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그를 그나마 위로한다.


김후시딘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오래전 써두었던 글들을 다시 올리니 시간의 흐름에 의해

글들은 퇴색된 지 오래인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후시딘이라는 인간에 대한 글을 써보고자 했다

다만 나 스스로가 건강이라던가 여러 가지로 인해 이것에 집중할 수 없었음에 매우 죄송한 마음뿐이다

삶을 견뎌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삶 존재이 이유 견딤 인생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자 했는데 한 불행한 인간의 개인 독백사로 끝나고

말았다 다만 김후시딘 그는 아직은 살아남고자 세상을 향해 다시 힘겹게 노크를 했다.

모든 김후시딘에게 함께 살아남아 각자의 인생을 조금 더 단단하게 그려나가자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김후시딘의 이야기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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