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원 어린이들 1

작은거인

by 톰슨가젤

내가 어린이들을 관찰한 적이 아니, 관찰할 계기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는 못했다.

어쩌다 보니 이 녀석들과 하루의 몇 시간 정도는 같이 하게 되어 버렸다. 나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그 녀석들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 그 공통의 접점에서 우리는 만나게 된 것이다. 물론 나도 나의 말라버린 꿈들을 찾다 보니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의 어린이들처럼 고기냄새를, 아니 그림냄새를 맡으러 여기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말라버린 꿈에 대한 미련일지 모른다고 시인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도 같다.

아이들이 하원하는 시간에 맞춰 난 차를 학원 옆 상가 입구 근처에 대고는 대기한다. 큰 상가건물의 입구 문 안쪽으로 콩알만 한 녀석들이 신나게 뛰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이 녀석들은 왜 저리 신이 나고 뛰어나오는 걸까 문득 내가 무언가를 마치고 저렇게 뛰어나온 적이 있나 싶다. 그런 것을 잊은 지는 오래겠지 성인들은 좋은 것은 금방 잊는 것 같다. 딱히 타인에게 피해 주지는 않지만 그 나이다워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녀석이 "택시 택시 ~택시"라고 소리치며 차문을 조그만 손으로 연다

그 녀석은 웃으면서 "택시"라고 또 소리친다

"어서 오세요 손님 택시 요금은 있으신가요?"라고 난 묻는다

"이 택시는 공짜입니다"라고 그 녀석은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고는 자리에 앉는다.

"아니 요금이 있습니다 저 번에 야시장에서 산 칼을 주시죠 손님"이라고 난 말해본다.

"음.... 그 칼은 엄마가 버려버렸어요" 라며 꼬마 녀석은 대답한다.

"그럼 오늘은 무료로 하겠습니다 손님 그런데 칼은 꿈이 아니었나요?"라고 나는 묻는다

차량 실장님은 눈웃음을 보이며 우리를 쳐다본다.

"꿈은 어젯밤에도 꾸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데요 하하." 꼬마는 대답한다.

"사람은 꿈이 있어야 된다던데. 칼도 꿈의 다른 이름일걸"이라고 나는 말한다.

아이들의 소음들로 작은 차는 가득 찬다. 무의식에 이끌려 아파트 야시장에서 칼을 산 꼬마 녀석은 뒤에서 덩치 큰 친구가 뭐라고 약을 올리니 " 응 너 얼굴 오징어"라고 준비된 답변을 재빠르게 하고는 감정의 땀빵울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친구들의 수다에 동참한다.

난 그 녀석의 어머니가 왜 칼을 버렸는지 알 것도 같았다. 그 녀석은 칼이 필요 없는 아이였다. 대화와 흔들리지 않는 감정 유머러스함 3박자가 갖추어진 꼬마 녀석이었다. 그 버려진 칼은 어느 구석에서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난 오늘 밤 칼을 줍는 꿈을 꾸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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