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

by 해운 Haeun

밤새 비가 내린다

창틀에 부딪혀 부서지는 바람

쏟아지는 빗소리가 서럽게 낮다

거칠게 호소하다가

이내 눈물을 보이는구나

울어라, 기어이 울어라

터질 것이 있다면 쏟아내야지

짓이겨진 마음도 있고

등 뒤로 차갑게 돌아서던 사람도 있었으니

이 비바람 지나가고

다시 아침이 오면

맑다고, 참 밝다고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 떼며 살아가야지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