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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키 Jan 26. 2024

제 옆자리 앉지 마세요

지난 주말에 강원도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그 숙소는 요가, 폼롤러마사지, 명상 웰니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있었고 항상 그런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는 나로서 참여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명상같은 경우, 무려 퇴실 일 아침 9시 20분의 이른 기상이 필요했으나 그럼에도 반드시 명상에 도전해보고싶었다.


본격적인 명상은 태어나서 처음 시도해 보았는데 내가 새롭게 알게된 명상의 부분들이 있었다.


1. 명상을 할 때 생각을 비우려 애쓰지 않는다.

- 생각이 나면 나는 대로, 그저 내버려두라고 하셨다. 오히려 비우려 애쓰면 그 애쓰는 에너지 또한 낭비되기 때문이라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 < 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했다.


2. 명상을 할 때 잠을 자도 괜찮다.

- 처음부터 잠이 오면 오는 대로 자도 괜찮다고 말씀주셨는데, 그래서인지 조용히 코 고는 소리도 들려왔다. 그냥 섭리대로 흘러가는대로 내 몸과 생각을 내버려두고 찬찬히 그 상태를 느껴보고 살펴보는 느낌이였다.


이후로 조식을 먹으러 갔다가 나는 불친절한 누군가와 마주치게된다.




조금 늦게 찾아간 조식 식당에서는 나와 같이 웨이팅을 하는 손님들이 꽤나 많았는데, 그들을 위한 대기장소가 마련되어있었다. 그러나 대기장소 마저 꽉 차서 우리가 앉아 대기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않아보였다.


그런데 (커플로 보이는) 여성과 남성분이 2인용 테이블이 2개 붙어있는 좌석에 마주보고 앉아있었고, 우리는 그 남는 테이블 하나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저희 이 테이블 떼서 앉아도 괜찮을까요?'

'그러세요'

여성분이 우리를 흘깃 보더니 별 생각 없이 대답을 내뱉었고, 우리는 빠르게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한 기쁨으로 다행이다~ 를 연발하며 테이블을 분리시키고 있었는데,


'아니요. 전 옆에 누가 가까이 앉는게 싫어서요. 앉지마세요'

갑자기 맞은편의 남자가 저렇게 대꾸하는 게 아닌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말이라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러고는 테이블을 직접 본인의 두 손으로 다시 끌어와 붙여버리기까지했다.


'저희 그냥 잠시만 앉았다 갈게요.'

'아니요. 앉지마세요. 전 넓게앉고싶어서요.'

다시 한 번 물어본 물음에 그 남자는 쐐기를 박듯 본인이 그 테이블 의자로 자리까지 옮겨 앉아버렸다. 굳이 4인용 테이블을 2명이서 대각선으로 앉아가며 쓰겠다는거다.


결국 금새 다른 테이블에 자리가 나 그 자리에 앉아 대기 시간을 보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남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살면서 단 한번도 그런 말을 내뱉은 적도, 그러려고 생각해본 적도 없어서일까.. 


나에겐 그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행동이 그 남자에게는 크게 애써야 하는 친절이어서 행하기 싫었던걸까? 고민해봤는데 결론까지 도달하긴 어려웠다. 아직도 그 심정은 모르겠으니..




사실 그 날 이후로 이 사건을 잊고싶었는데 여전히 내 머릿속에 꽤 강하게 남아있다. 처음에는 분노가 사라지지않아서 괴로웠는데 지금은 그래도 '진짜 이상한 사람이였다...' 정도로만 생각나서 다행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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