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품에 안은 첫날, 병원 조리실의 공기는 이상하리만치 무거웠습니다.
기쁜 것도, 벅찬 것도 분명했지만… 머릿속이 온통 멍하더라고요.
“축하해요, 엄마 되신 거예요!”
그 말이 들릴 때마다 나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혼잣말을 했습니다.
“나는 아직 엄마가 아니에요. 그냥… 아이를 낳은 여자일 뿐이에요.”
출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이가 태어나면 나는 당연히 ‘엄마’가 되는 줄 알았어요.
마치 신분이 자동으로 전환되는 것처럼요.
하지만 막상 아기를 품에 안고 나니,
‘엄마’라는 단어가 참 낯설고 버겁게만 느껴졌습니다.
밤새 깨어있는 것도 처음이고, 아이의 울음에 반응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어요.
아이의 기저귀를 갈면서 손이 바들바들 떨렸고, 젖병 소독은 몇 번이나 다시 했는지 몰라요.
모든 게 조심스럽고, 모든 게 낯설었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어요.
“나, 진짜 엄마 맞아…?”
친구들이 보낸 축하 메시지 속에는 빠짐없이 이런 말이 있었어요.
“이제 진짜 엄마가 되었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야, 힘내!”
그 한마디 한마디가 축복인 줄 알면서도,
마치 누군가 나에게 옷을 억지로 입히는 느낌이었어요.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은데,
이미 사회는 나를 ‘엄마’로 확정지어버린 거예요.
밤중 수유를 하며 문득 창밖을 보던 날이 있었어요.
불 켜진 집 하나 없는 새벽, 조용한 거리 위로 지나가는 바람 소리만 들리는 그 밤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졌어요.
왜 이렇게 외롭지?
왜 이렇게 무섭지?
내가 진짜 엄마가 맞긴 한 걸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아주 서서히 내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웃어줬을 때, 아이가 내 품에서 잠들었을 때,
아이가 내 눈을 보며 옹알이를 시작했을 때…
그제야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엄마는 ‘되는’ 게 아니라, ‘되어가는’ 거라는 걸요.
태어나는 건 아이였지만,
그 아이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건 나 자신이었어요.
출산은 시작일 뿐이었고,
‘엄마’라는 이름은 천천히, 천천히 내게 스며들고 있었어요.
아이는 자라지만, 나도 자라고 있어요.
‘엄마’라는 이름이 이젠 조금 익숙해졌지만,
가끔은 여전히 서툴고, 불안하고, 울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뇌어요.
“괜찮아, 엄마가 되는 중이니까.”
엄마가 된다는 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 하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엄마는 없어요.
모두가 조금씩, 조심스레, 서툴게,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며
‘엄마’라는 이름을 배워가는 거예요.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나도 언젠가
“나는 엄마가 맞아요.”
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되겠죠.